이례적 공개수사 배경과 전망, 공기업 관망 속 반발 조짐
공기업 등에 대한 검찰의 사정(司正) 작업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15일 한국석유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 수사관 10여명을 경기도 안양에 있는 석유공사로 보내 해외석유개발사업 관련 부서에서 회계장부 등을 확보하는 등 무려 8시간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최재경 수사기획관은 "석유공사 일부 임직원들의 횡령 혐의에 대한 내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우병우 부장검사)도 자산공사 관리 주식을 매입,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긴 종합레저업체 'E랜드' 대표이사 도모씨와 자산관리공사 주식매각 책임자 김모 부장 등 3명을 전날 체포, 이틀째 조사 중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14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벌였다. 하루 앞선 13일에는 산업은행의 대출비리와 관련, 그랜드백화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례적인 공개수사 배경은 무엇 =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검찰의 사정칼날이 연일 춤을 추며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물론 공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의 배경으로 '각종 비리에 연루됐던 공기업이 유사 사례로 적발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검찰의 이 같은 주장에 적잖은 사람들이 의문을 던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감사원 감사에 공개적으로 이어지는 데는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달 말 나올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안에 검찰 수사가 힘을 실어주고, 특히 금융공기업들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을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다.
검찰의 압박이 너무 이례적인 탓에 여기저기에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사정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자 일부에서는 사정기관이 공기업 수장들의 차량 네비게이션을 떼가 이들의 행선지를 확인한다거나, 핸드폰 통화내역을 엿보고 있다는 '루머'가 흘러다니는 실정이다.
신문지상에 검찰 수사대상으로 오르내리는 대형 공기업 관계자들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냐"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일단 '소나기 사정'은 일단 피하고 보자면서 검찰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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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일단 관망속 일부 반발= 검찰의 사정 칼바람이 몰아치자 공기업들은 일단 숨을 죽이고 사태를 관망하면서도 검찰 수사 배경과 의도를 놓고 반발도 일고 있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증권선물거래소 이정한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심경을 밝혀 주목된다.
이 이사장은 지난 14일 거래소 사내게시판에 '단단하고 저력 있는 거래소'라는 제목의 서신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잘못된 점이 있었다면 겸허히 수용하면 되지만 지금의 여러 움직임들이 단지 거래소를 흔들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통해 다른 무언가를 얻으려는 숨겨진 의도가 있다면 우리 모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검찰수사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있는 부산의 시민단체들도 지난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보복성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래소는 공기업과 달리 정부지분이 하나도 없는 민간기업이고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주주에 있는데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최근 거래소의 과거 골프비 과다지출 문제 등에 대한 일련의 조치들은 3월 중순 이사장 선임직후부터 불거진 것인데도 검찰이 다시 나서는 데 대해 표적수사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