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쌍용건설

지친 쌍용건설

전병남 기자
2008.07.03 13:00

[Deal Story]계속되는 매각 지연...영업업무 마비

이 기사는 07월02일(17:2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힘든 걸로 따지면 워크아웃 때보다 지금이 더하죠."

쌍용건설 매각이 성과 없이 해를 넘겨 진행되면서, 우리사주 관계자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매각주관사를 선정한지 1년 여. 입찰, 지연, 본입찰을 거쳐 M&A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쌍용건설의 영업업무는 거의 마비됐다. 99년 워크아웃 때만큼 심하다. 업계 경쟁자들의 악성루머도 계속된다. "어차피 팔릴 회사인데 낙찰해주면 되겠느냐"는 이야기가 입찰 때마다 나돈다. 쌍용건설은 해명하기 바쁘다.

지난해 반포 M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공사비만 2000억 원에 달하는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이었다. 경쟁사는 "쌍용건설은 곧 매각돼 저가브랜드가 된다"는 소문을 냈다. 조합원들이 이탈했고 쌍용건설은 탈락했다.

자양동 A아파트 수주에서도, 일산의 B연합주택 재건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M&A 대상 기업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입찰서류를 못낸 적도 여러 번이다.

쌍용건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스크랩북을 만드는 것뿐이었다. 2005년부터 쌍용건설 M&A와 관련된 기사들을 모았다. 기획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우리의 말은 믿지 않아 신문기사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때 직원들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됐다. 지금은 M&A 루머에 해명해야 하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도 준비해야한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경쟁이라도 벌어지면 상황은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다. 직원들은 지쳐간다.

본입찰은 원래 올 초로 예정되어 있었다. 3월 중순이면 우선협상자 선정이 가능해보였다. 2월 말. 본입찰을 앞두고 정부의 조직개편이 벌어졌다. 재정경제위원회가 공적자금특별법의 일부규정과 사무국 제도법안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쌍용건설 매각을 주도해온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폐지됐다. 업무 진행이 멈췄다.

쌍용건설 노조의 파업과 맞물리며 본입찰은 6월 11일까지 미뤄졌다.

본입찰 이후엔 캠코의 의사결정구조가 지연의 원인이 됐다. 매각결정을 위해선 매각심사위원회와 경영관리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있다. 공기업 특유의 옥상옥(屋上屋) 이다. 경영관리위원회는 캠코사장, 산은 부총재,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은행연합회 부회장이 모두 참여해야만 열릴 수 있다. 이들의 스케줄에 매각일정을 맞추다보니 우선협상자 선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자 "캠코가 쌍용건설의 주인을 빨리 찾아 경영을 안정화시키기보다는 나중에 있을지 모를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M&A의 가치는 더 나은 기업을 만드는 데 있다. 매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다. 계속된 지연에 쌍용건설은 지쳤다. 쌍용건설이 지치는 만큼 M&A 효과가 줄어들 수도 있다.

"어떻게 살린 회사인데......" 한 직원의 말이 귀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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