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씨티·아멕스 줄줄이 급락… 소매실적·유가반등·실업도 가세
실적과 경기지표관련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24.64포인트(1.93%) 하락한 1만1431.43을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23.13포인트(1.79%) 내린 1266.0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역시 22.64포인트(0.95%) 떨어진 2355.73으로 장을 마쳤다.
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3분기 연속 적자를 발표하며 1980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 일찌감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씨티그룹은 75억달러에 달하는 경매방식채권(ARS)을 되사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마감을 앞두고는 무디스가 우량고객에 특화된 아멕스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어두운 실적전망과 미 소매업체들의 부진한 지난달 매출 실적이 경기침체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때맞춰 국제유가도 나흘만에 반등세로 반전, 배럴당 12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다우지수 30종목가운데 27개가 하락했다.
S&P500 업종지수 중에서는 금융주 하락폭이 4.3%로 가장 컸다. 이어 부진한 소매실적 발표로 인해 임의 소비재 업종이 2.1%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AIG에 씨티 아멕스 가세..금융주 하락견인
세계 최대 보험사 AIG와 세계최대 금융회사 씨티그룹, 우량 카드회사 아멕스가 일제히 악재에 직면,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업종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전날 장 마감 후 AIG는 2분기 53억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손실은 2.06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당 1.64 순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보유 투자 자산에서 13억2000만달러(주당 51센트)의 손실을 기록, 월가 전망 12억8000만달러 넘어섰다.
이로 인해 주가가 이날 하루만 18% 폭락, 30년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씨티그룹은 개인투자자와 자선단체 중소기업 등 고객들에게 판매한 경매방식채권(ARS:Auction Rate Securities) 75억달러어치를 되사주기로 뉴욕주 검찰과 합의했다. 씨티은행은 또 120억달러어치의 ARS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2600개 기관투자자들이 이 채권을 현금화할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개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뉴욕주검찰과 북미증권관리자협회(NASAA)에 각각 5000만달러씩의 벌금을 물게됐다.
이로 인해 부실증가와 유동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주가가 6.2%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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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한 고객기반으로 정평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신용경색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로 주가가 3.97% 하락했다.
무디스는 이날 신용경색으로 인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자산가치 하락과 카드대출 연체 증가가 우려된다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관련 자회사들을 '부정적 관찰대상'리스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아멕스의 장기신용등급이 현행 'A1'에서 한등급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 매와 프레디 맥 주가도 각각 12.9%, 9.2% 급락하는 등 금융주 전반으로 급락세가 확산됐다.
◇ 예상 못미친 소매판매..월마트 '경고음'..기술주는 분전
부진한 소매판매 실적이 경기침체의 현주소를 각인시키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미국 유통업체들의 동일점포 매출(최소1년전 개점한 매장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의 증가율 2.9%를 밑도는 것이며 예상치 2.3%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세금 환급과 휘발유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지난달 매출이 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체 예상치 2~4% 신장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월마트는 하지만 이달 매출은 1~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월마트 주가는 6.17% 내려앉으며 소매업종 주가와 시장 전반의 부진을 가속화시켰다.
경쟁사인 타깃은 매출이 1.2% 감소한 것으로 발표하고 이달 매출도 최대 3%까지 줄어들것이라고 밝히면서 4.7%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신용경색에서 자유롭고 해외 매출기반이 큰 기술주의 주가는 지지를 받았다.
인텔주가가 3.8% 올랐으며 마이크로소프트 1.4%, 휴렛팩커드도 0.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 유가 120달러 회복..달러 강세
국제유가가 나흘만에 반등, 배럴당 120달러선을 회복한 점도 투자심리에는 부담이 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44달러(1.2%) 오른 120.02달러로 마감했다.
터키의 송유관 폐쇄로 원유공급 차질이 우려된다는 소식이 반등 계기가 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으로 국제유가는 최근 사흘간 5% 이상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하고 유럽지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화는 달러대비 7주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7일(현지시간) 오후 3시5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81센트(0.52%)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5327달러를 기록중이다. 파운드/달러 환율도 0.27% 하락했다. 장중 1.5310달러까지 하락, 6월13일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엔화는 일본 수출업체들의 결제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뉴욕증시 하락으로 인한 엔 캐리트레이딩 청산 여건 형성으로 전날에 비해 0.4엔(0.36%)하락(엔화가치 상승)한 109.39엔을 기록했다.
줄어들 줄 모르는 실업수당 청구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6년래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고용시장 우려가 한층 강화됐다.
이날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2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7000건 증가한 45만5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3월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2만5000건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