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원외교는 이제 막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간 단계입니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탐사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아 국내 업체의 서캄차가 유전개발 사업이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자원외교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과 관련, 에너지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무엇보다 인내심이 필요한 분야가 자원외교라고 설명했다.

서캄차카 프로젝트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즈네프트와 석유공사 등 한국컨소시엄이 6대4의 지분을 갖고 설립한 캄차카네프트가즈(KNG)가 추진하는 사업. 러시아 정부가 최근 탐사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연장계약 요구를 거절했다.
특히 지난 7월 G8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지원했는데도 연장되지 않아 실무자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당시 야심차게 발표했던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개발 및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도 자금조달 문제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여서 당국자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표정이다 .
최근 잇따른 유전개발 사업의 위기는 우연이라 할 수 없다. 국내 자원외교의 한계를 드러낸 계기가 된 게 분명하다. 한 자원개발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면서 자원외교는 더욱 힘들어 진 게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자원외교를 내놓고 표방하는 바람에 상대국이 요구하는 값만 부풀려 계약이 무산되는 등의 미숙한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 두 번의 실패 때문에 자원외교 자체를 위축시켜서는 더 큰 것을 놓치게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백방으로 뛰었지만 자원 이권을 둘러싼 러시아 현지 사정을 파악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한계를 절감했다"면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에너지 기업의 한 관계자도 "엑손모빌 등 메이저 기업들도 자원민족주의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상황" 이라며 "실수도 있었지만 대규모 자원개발사업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점에서 질책과 격려를 함께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