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레스타는 화력 좋은 '젊은 쇼핑공간'"

"케레스타는 화력 좋은 '젊은 쇼핑공간'"

김성욱 기자
2008.10.09 10:1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머니위크]인터뷰/ 배관성 케레스타 회장

“영하 20도가 넘는 겨울이 됐다고 해서 모든 식물이 얼어 죽는 것은 아닙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죽었다고 생각했던 식물들이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우듯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좌절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기회는 생기기 마련입니다.”

‘거평프레야’에서 새롭게 태어난 ‘케레스타’를 이끌고 있는 배관성 회장은 케레스타를 인동초(忍冬草)로 비유했다.

지난 1996년 9월 당시 동대문 재래시장 지역에 ‘정부지정 도매센터 1호’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동대문 쇼핑몰 시대를 개척한 거평프레야. 그러나 1998년 건물 소유주였던 거평그룹이 부도를 맞으면서 거평프레야에 입주한 5000여 상인과 임차인들도 위기를 맞았다. 1945억원에 이르는 임차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1500여억원에 이르는 설정채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임차인들은 1998년 7월 연합회를 구성 거평그룹으로부터 상가 소유권, 경영권, 주식 일체의 권리를 양도 받아 ‘프레야타운’을 설립하고 자치경영에 들어갔다.

배 회장은 이때 상인과 임차인을 대표해 프레야타운 대표이사로 취임, 프레야타운의 재무구조 개선과 쇼핑몰 운영을 총 책임지게 됐다.

프레야타운 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지난 2007년 말, 은행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3200억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이 자금으로 임차보증금을 상환하고, 프레야타운 리노베이션에 나서 지난 5월28일 ‘케레스타’로 새롭게 영업을 시작했다.

◆‘일하면서 싸운’ 10년

배 회장은 지난 10년을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한다.

“지난 10년간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돈 몇푼에 동료를 배신하고 전면에 나서서 우리를 공격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 이권을 주겠다는 위협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또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만들어 진정을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동일한 사안으로 20~80건의 진정서가 구청, 경찰서 등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법원에도 여러 차례 갔지만 모두 무죄로 판결이 났습니다.”

배 회장은 지난 10년간을 버틸 수 있었던 배경을 재밌게도(?) ‘새마을운동’에서 찾았다.

“‘새마을운동’ 노래를 보면 ‘우리 모두 굳세게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워서 새조국을 만드세’라는 가사가 있지요. 이 노래처럼 지난 10년 동안 한편으로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를 위해하는 사람들을 맞서 싸웠습니다. 정말 일하면서 싸웠습니다.”

케레스타가 은행 등으로부터 PF 자금을 받은 날짜는 2007년 12월28일. 케레스타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한 당시의 심정이 남달랐을 것이다.

“어렵게 은행 등 금융기관을 설득해서 적지 않은 자금을, 그것도 나간 대출금도 회수한다는 연말에 받았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 봐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지금 이날까지 잠 안자고 일해도 쓰러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나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받고는 일주일 동안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10년 동안의 긴장감이 한순간에 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20대를 위한 백화점’으로 대변신

동대문은 그야말로 쇼핑몰의 천국이다. 거평프레야가 들어선 후 두타, 밀리오레, 헬로에이피엠 등이 생겨나면서 거대한 쇼핑몰 단지가 형성됐다. 여기에 조만간 굿모닝시티 등도 오픈할 예정이다.

케레스타가 동대문 쇼핑몰 단지 내에서 가장 먼저 생기기는 했지만 두타와 밀리오레 뒤편에 위치에 지리적으로 불리한 요소가 있다. 여기에 ‘부도가 난 곳’이라는 핸디캡도 안고 있다. 따라서 여타 쇼핑몰과 동일한 행태의 영업으로는 경쟁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케레스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쇼핑몰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칸칸이 매장이 나눠져 좁은 길을 누비고 다니는 쇼핑몰이 아니다. 넓직한 공간에 탁 트인 백화점을 들른 듯한 느낌이다. 배 회장은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 하면서 케레스타를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백화점이 함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배 회장은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남들이 하는 방식은 피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기존 백화점에는 없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서 파는 백화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빅3 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백화점들은 백기를 든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레스타 백화점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이에 대해 배 회장은 “중소형 백화점들은 운영 능력 등에서 '빅3'에게 뒤지기 때문에 2등으로 쫓아가는 전략을 세웠는데 바로 이것 때문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20살의 백화점’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젊은이들의 선호제품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을 갖고 있어 기존 백화점과는 성격부터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상호명을 케레스타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배 회장의 설명이다. 케레스타는 케레스(Ceres)와 스타(Star)의 합성어. 케레스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의 이름이다. 틈새를 노리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상호인 것이다.

◆"목표를 향해 순항 중"

케레스타의 또 다른 특징은 여타 쇼핑몰과 달리 분양이 아닌 임대 형태로 매장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배 회장은 “임차인연합회를 구성한 이후 10년간 임차 보증금 때문에 겪은 맘 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우리 돈을 찾겠다고 남의 돈에 흠집나게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에 리스크를 우리가 안고 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안심할 수 있는 임대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28일 재오픈한 이후 케레스타는 아직 100%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배 회장의 표현으로는 30%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배 회장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지난 10년간의 어려움을 극복했고 앞으로 나아갈 목표도 분명할 뿐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회장은 “케레스타는 화력이 좋은 연료이지만 아직 발열점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며 “어렵지만 제 길을 가고 있고 단계별 목표도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찾았다. 조만간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배관성 회장 약력

한양대 공대 산업공학과 졸업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사회복지학과 석사

동국대 대학원 철학박사

프레야타운 대표이사

서울시 Hi Seoul 페스티발 운영위원

현 서울상호회의소 중구상공회 명예회장

현 대종상영화제 집행위원

현 케레스타 대표이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