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식품업계의 한숨

[기자수첩]식품업계의 한숨

김희정 기자
2008.10.08 11:26

"내년에도 임금이 동결되는 건 아닌지…"(식품업체 D사 홍보담당자)

식품업계가 멜라민 한파에 떨고 있다. 자사 수입식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업체도, 용케 멜라민 심사를 피해간 업체들도 한숨짓기는 매한가지다.

중국에서 불어온 멜라민 한파는 중국산 수입과자에서 뉴질랜드산 분유 원료로 확산되더니 급기야 식품업계 전반의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한 식품업체 홍보 담당자는 "올 한 해는 이물질 파동으로 시작해 '멜라민 쓰나미'까지 겪다보니 한 해가 다 갔다. 신제품을 홍보하기는커녕 사건사고 막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마케팅 예산이 절감되면서 애써 개발한 신제품 프로모션도 '올 스톱' 상태다. 소비자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는데 신제품을 내놓은 들 먹힐 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식약청은 멜라민이 검출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입 영업소 폐쇄 조치를 검토 중이다. 수입 영업소 폐쇄조치가 확정되면 제조업체 또는 판매업체로서는 영업을 계속 할 수 있지만, 수입 업무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식품업체들은 직접 생산한 제품이 아니고, 고의가 아니라는 점에 비춰보면 과한 제재 방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은 죄'가 있는 만큼 말을 자제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서며 고공비행 중이다. 식음료업체는 원재료인 밀가루, 옥수수, 콩, 설탕, 커피 등을 수입, 가공해 완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그 만큼 실적악화로 이어진다.

딱하지만 식품업계의 삼중고는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원료를 쓰면서도 검사체계는 허술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특히 중국산 식품이 불안의 중심에 있어온 지 오래됐는데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

멜라민 파동으로 중국 전역이 패닉에 빠졌던 초기에 '남의 일'로 치부했던 식품업체들은 식약청의 검사 결과 자사제품에서 멜라민이 나오고 나서야 현지공장에 직원을 상주시키겠다는 등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식품업계는 한 숨을 거두고 이제라도 "한국 식품업체는 믿을 만하다"는 인식을 얻어간다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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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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