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31일 입주 시작 '판교 신도시' 가보니

"31일부터 판교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는데 첫날 2가구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로또 얘기는 먼 옛날 얘기죠."
판교신도시 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공사와 경기도 성남시 관계자의 말이다. 요즘 판교의 분위기가 어떤지를 한 번에 드러내는 대목이다.
2006년 최고 경쟁률이 86대1에 달하는 등 '로또 청약'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판교 신도시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찬바람을 비껴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11일 오전 판교 신도시 서쪽에 자리 잡은 '산운마을'. 한 겨울 추위 속에서도 판교 건설 현장 곳곳에서는 거대한 크레인이 움직이고 있었고, 현장 인부들은 분주히 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여러 단지 가운데 A-31지구에 위치한 부영 '사랑으로' 민간임대 아파트 300여 가구가 공사를 마무리 짓고 오는 31일부터 판교의 첫 입주자를 맞이하게 된다. 아직 단지 안에는 몇몇 관리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썰렁한 분위기였다.
단지 정문 앞 3층 규모 상가에는 '12월17일 입찰 예정'이라는 현수막이 나부꼈지만 아직 텅 비어있는 상가 내부는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재까지 입주 첫날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구는 단 2가구 뿐.
현장의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로 역전세난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기존 집을 빼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입주 예정기간이 한 달인데, 입주율은 10~2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분간 '극소수'의 초기 입주자들은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토공은 올해 초부터 생활 편의시설의 조기 입점을 추진했지만 경기가 침체돼 상가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당분간 입주자들은 단지 내 상가가 여의치 않을 경우 셔틀버스를 타고 신도시에서 1.5㎞ 떨어진 운중동 또는 4㎞ 떨어진 분당까지 가야할 형편이다.
또 현재까지 경찰청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판교에는 임시 파출소만이 운영될 예정이라 치안 불안에도 떨어야할 상황이다. '명품 신도시'를 표방했던 판교가 자칫 '유령 신도시화'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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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토공 판교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일부 입주자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시공사들과 사설경비 업체를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한해 동안 △산운마을 △판교원 마을 △봇들 마을 △백현 마을에 총 2만3142가구가 본격 입주할 계획으로 돼 있지만, 입주 예정자들이 고금리로 인한 중도금 및 잔금 부담으로 입주를 미루려고 하고 있어 상황이 어려워 질 수 있다.

따라서 토공은 경수고속도로 등 각종 도로 시설과 초·중·고등학교, 대중 교통 등 인프라 시설과 편의 시설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구축될 수 있도록 해 입주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입주민들의 불편을 신속히 해소키 위해 '입주종합상황실'까지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된 판교 입주자들이 프리미엄을 예상했지만 바로 옆 분당 신도시까지 하락폭이 거세지자 시름을 앓고 있다"며 "최근에는 계약자들이 자금 부담이 높아지자 입주 전부터 전세 매물이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