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도 돈줄 말랐다

대부업체도 돈줄 말랐다

오수현 기자
2009.01.14 06:24

저축은· 캐피탈사 부실화 우려 대출꺼려

- 대부업체 대출업무 사실상 중단

- 연체율마저 높아져 대출가용자금 감소세

일용직 노동자 A씨는 지난달 심장질환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수술비용 3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돈을 구하지 못했다. 신용카드 연체이력이 있는 데다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2금융권마저 대출을 거절한 때문이다.

결국 A씨는 대형 대부업체 B사를 찾았지만 이곳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었다. "평소 같으면 대출이 가능했겠지만 우리도 현재 빌려줄 자금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대부업체들이 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에서 종전처럼 자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는 때문이다.

13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와 2위 업체 산와머니를 제외하고 대부업체 대부분이 사실상 대출을 중단했다. 그나마 러시앤캐시도 대출금액이 월평균 1000억원에서 지난 연말부터 600억원 규모로, 산와머니는 평소의 절반 수준인 300억원으로 급감했다.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는 이마저도 회수 자금 범위에서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그동안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조달자금의 70%는 저축은행에서, 30%는 캐피탈업체에 의존했다. 대개 조달액의 150%에 달하는 대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연 15%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줘도 자금을 구하기 쉽지 않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 연말부터 연 18%의 높은 금리로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신용도가 낮은 대부업계가 외면당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는 경기침체로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개인 신용대출 위주의 대부업체에 대출해주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대부업체들이 그간 연체 없이 원리금 상환을 잘해온 편"이라면서도 "경기가 위축돼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채권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역시 연체율마저 급등해 자금조달난에 이어 이중의 압박을 받고 있다. 대형업체들이 발표하는 연체율은 한자릿수지만 부실채권을 상각한 이후의 통계다. 60일 이상 연체된 부실대출 채권을 포함하는 경우 대부업계의 연체율은 30~50%로 급등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등록 대부업체마저 서민대출을 못하는 실정이라면 서민들은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저축은행과 캐피탈사가 대부업계에 대한 여신을 재개하도록 금융당국이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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