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잠실권 아파트시장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 정부가 서울공항의 활주로까지 바꿔 가며 2조원 규모의 '제2롯데월드' 건설을 사실상 승인해 준 것을 계기로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제2롯데월드'라는 카드가 이 지역 일대에 '검증'이란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호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여파로 바로 인접한 잠실주공 5단지는 물론, 입주 후에도 한동안 수요가 없어 매매는 고사하고 세입자조차 힘들었던 옛 잠실주공 단지 재건축아파트들도 분위기가 뒤바뀌고 있다.
관건은 이 같은 상황이 얼마나 이어질지 여부다. 그만큼 호재는 분명히 있지만, 각 호재마다 100% 추진되거나 실행에 옮겨질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상한가 실거래 진위는
잠실권 아파트시장을 겨울잠에서 서둘러 깨운 첫 번째 호재는 용적률 상향 조치다. 지난 12월31일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주택정책협의회에서 재건축아파트 용적률을 법정한도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잠실주공 5단지의 용적률이 300%까지 가능해 질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에서 급매물을 거둬들이며 호가를 올렸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거래가 이뤄졌다는 소식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지난 7일 정부가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급매물보다 가격을 더 낮춘 급급매물 일부 물건이 거래되면서 집주인들은 호가를 띄우기 시작, 하루 이틀 새 5000만원 이상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동산정보업체가 확인되지 않은 상한가 거래 소식을 유포, 잠실 일대 아파트시장은 삽시간에 뜨거워졌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인 N사는 지난 9일 잠실지역 중개업소발로 잠실주공 5단지 119㎡가 1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이 가격은 당시 이 아파트의 상한가로, 통상 상한가가 실거래가보다는 호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사실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일었다. 더구나 이 가격에 거래를 알선한 중개업소조차 파악되지 않아 의구심을 더했다. 아직까지도 어느 중개업소에서 이 같은 거래 행위를 알선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중개업소들이 인위적으로 거래 상황을 만들었거나, '업(up) 계약서'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진위는 조만간 발표될 실거래가 신고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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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설'이 분수령

일단 잠실 일대 중개업소마다 문의는 크게 늘었다. 현재 하루 20여 통씩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불과 한 달 전 하루 평균 2~3통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선 최대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거래도 하한가 물건인 급매물 위주로 간간히 이어지고 있어 현지 중개업소들도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통상 아파트시장의 경우 '설' 전후로 크고 작은 움직임을 보여 왔다. 신학기 수요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움직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올해도 이달 말 있을 '설'이 분위기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를 전망하는 쪽에선 일단 분위기를 탄만큼, 설 이후에도 현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희망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쪽에서는 단기적 현상으로, 더 이상 치고 올라가기는 무리라는 시각이다. 그만큼 아직까지 바닥을 찍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급급매물이나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입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수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무엇보다 이번 '설' 직후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적어도 봄철까지의 시장 향배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변수는 '투기해제'
물론 변수는 있다. 당장은 정책적 변수가 관심이다. 대표적인 게 정부 부처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여부다.
이들 투기 해제가 현실화될 경우 잠실권은 물론 강남 일대가 날개를 달 수 있다. 가뜩이나 금리 인하로 대출에 따른 금융 부담이 줄어든 데다, 투기지역 해제가 단행되면 대출금액까지도 올릴 수 있어 매우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분위기는 그리 썩 좋지 못하다.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최근 강남3구의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관계 부처 실무 협의를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했다. 국토부는 기존 방침대로 조속한 해제를 강조했지만, 재정부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며 한 발 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잠실동 J부동산 H실장은 "현재 이번 설을 전후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한다는 소식 때문에 상승세에 힘을 받고 있지만, 만약 해제가 이뤄지지 않거나 지지부진할 경우 시장은 다시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