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KDI·민간연구소, "우린 닭 좇던 개"

한은·KDI·민간연구소, "우린 닭 좇던 개"

강기택 기자
2009.02.11 10:01

정부 성장률 전망치 '마이너스'로 급선회, "나 어떡해?"

정부가 지난 10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로 하향하면서 한국은행과 경제관련 연구기관들이 정부 전망치를 뒤쫓아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과 국책연구소인 KDI,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들이 정부의 3% 목표치를 감안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던 터여서 입장이 난감해졌다.

우선 한은의 경우 지난해 12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했다가 최근 내부적으로 0.3%로 잠정 수정했으나 대외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달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은 역시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은은 4월에 수정된 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이며 하향폭이 얼마나 클 지가 관심사다.

KDI는 지난해 12월말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려다 진통 끝에 지난달 21일 기존 전망치 3.3%에서 0.7%로 조정해 당장 성장률 전망치를 변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KDI는 내부적으로 ‘마이너스 전망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었지만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정부 입장을 감안해 1%를 밑도는 수준에서 전망치를 내놓았었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 투자은행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마이너스로 제시하는 등 경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고심했지만 마이너스 전망치를 내놓기에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는 게 KDI 안팎의 시각이다.

2월중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바꾸려고 했던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정부가 마이너스 전망으로 돌아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우 각각 3.2%, 3.1%로 정부 전망치보다 높게 제시했기 때문에 최근의 경제상황을 반영해 비교적 소신 있는 전망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LG경제연구소 1.8%, 한국경제연구원 2.4%, 금융연구원 1.7% 등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정부의 돌변(?)으로 전망치가 힘을 잃은 모습이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금융연구원이 1%대 전망치를 최초로 제시한 것도 정부와 갈등을 각오한 일이었다"며 "정부 전망치가 바뀐 이상 좀 더 현실과 부합되는 수치를 내놓겠지만 외견상 모양새는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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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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