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진실씨의 자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 7일 또 한 명의 여자연예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장자연씨가 왜 자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소 우울증을 앓은 것이 원인이라는 얘기도 있고, 소속사와 갈등이 원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악플이 그 가운데 하나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자살률이 해마다 두자릿수로 상승할 정도로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2007년 한해에만 1만2000명가량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이 가운데 여자가 7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연예인의 자살이 일반인들의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베르테르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세상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사람들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적 파장은 크다.
일부 미래학자는 자살이 증가하는 원인을 '인터넷의 보편화'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국민의 80%가 네티즌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진단은 걱정을 넘어 섬뜩함마저 들게 한다. 최근 몇년 동안 '악플'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진실씨 자살이 대표적이다.
'악플'은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됐다. 정부도 인터넷게시판 본인확인제를 통해 익명성을 최대한 차단하는 한편 본인이 요구하면 댓글을 볼 수 없도록 임시 차단하는 장치까지 마련하며 '악플'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악플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아니어도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사이버모욕죄 신설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악플 규제가 사이버공간을 정화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포털이 규제받으면 해외에 서버가 있는 해외포털을 이용하면 되고, 게임 도중 욕설을 못하도록 제한하면 다른 방법으로 욕을 표현하면 그뿐이다. 규제강도가 높아질수록 교묘히 우회루트를 찾기 마련이니 정부는 더욱더 고강도 규제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소모적인 '악순환'이다.
그렇다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 지금 우리 사회구조는 인터넷의 발달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가족이 함께 살아도 생활은 각자 따로 하는 '1인사회'로 급변하고 있고, 가족끼리 대화하는 대신 인터넷으로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만족감을 더 느낀다. 커뮤니티가 발달하고 카페가 무수히 생기는 것도 이런 현상에서 기인한 결과다. 이처럼 인터넷은 이미 우리 사회의 소통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뻔한 소리같겠지만 네티즌의 힘으로 악플러가 추방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다. 월드컵, 일본의 독도망언 등 굵직한 사회 이슈가 터져나올 때마다 네티즌들은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억압하면 힘은 반작용을 한다. 따라서 이 힘이 긍정적으로 분출되도록 범사회적으로 물꼬를 터줘야 한다. 정부가 강요하는 희망보다 이웃에게 느끼는 행복이 더 큰 희망이 될 수 있어서다. 이런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기에 인터넷만큼 좋은 통로는 없다.
불황의 그림자가 우리 삶 속으로 파고드는 요즈음, 인터넷이 행복을 나누는 가슴따뜻한 공간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만 한다. 행복한 사람은 악플을 달지 않는다. 행복한 국민 또한 절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