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보험…"쌀 때 대물림"

주식·펀드· 보험…"쌀 때 대물림"

배성민 기자
2009.05.04 08:16

기업인·자산가 "불황은 증여의 계절"

- 주가 하락 절세 효과 대주주 세대교체

- 고액 종신보험 가입통한 상속도 급증

경기 회복 시기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양립하는 가운데 조심스럽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돈의 흐름이 있다.

상속과 증여를 통해 주식과 펀드의 주인을 바꾸거나 거액 보험 가입을 통해 부를 이전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주가가 지난 해에 비해 떨어져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는데다,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 채권, 회사 영업·소유권 등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게 이유로 꼽힌다.

◇"주가 하락은 증여 기회"=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식의 상속·증여가 여러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의 유상옥 회장과 남양유업의 홍두영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 일부를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또 서주관광개발, 국일제지, 조일알미늄도 주식 증여 등을 통해 최대 주주가 바뀌었다.

지난 2월 신격호 롯데 회장이 그룹내 3개 계열사(롯데기공과 푸드스타, 케이피케미칼)에 자신이 보유한 950억원대의 주식(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한국후지필름 일부)을 증여한 것에 대해 상속 성격도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롯데 측은 결손 법인인 해당 회사들의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펀드도 증여의 대상이다. 펀드 판매가 많은 증권사에는 펀드 증여와 관련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12월 113억6000만원(439건) 규모의 펀드가 명의변경됐다. 올들어 명의변경도 1월 16억원(374건), 2월 63억원(456건), 3월 16억원(266건)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270억여원 어치의 펀드 명의 변경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12월 이후 누계(208억원)는 두드러진 흐름이라는 평가다.

◇"고액보험이 상속 첫걸음"= 직접적인 증여는 아니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고액 종신보험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교보VIP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은 출시 넉달 만인 지난달 중순까지 1670명의 가입자를 모집해 가입금액이 1조2000억원대(건당 가입금액 7억2000만원, 평균 월보험료 150만원)에 달한다. 이 보험은 상속세 준비가 필요한 부자고객을 겨냥해 최저 가입금액을 5억원으로 높인 상품이다.

한 보험사 FP는 "부동산이나 다른 금융상품은 상속할 때 신속한 처분이 어려워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종신보험에 가입해 두면 나중에 사망했을 때 가족들이 보험금으로 상속세를 충당할 수 있어 소유한 부동산을 손해를 봐가면서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소득이 있는 자녀들을 대신해 부모들이 일정한 범위에서 보험료를 대신 내주면 자연스럽게 상속·증여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금융회사들도 상속·증여를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회사내 컨설팅 그룹을 구성해 가업 승계 지원팀을 운영하거나 PB 또는 IB 부문과 세무 회계 전문가의 협업을 통한 주식 가치 평가 및 절세 전략 수립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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