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불안기 재벌가 주식·펀드 증여 활발

증시불안기 재벌가 주식·펀드 증여 활발

배성민 기자
2009.01.27 14:42

두산 박용곤명예회장, 코리아나 유상옥 회장 등 자손에게 증여

재벌가 등 큰손들이 불안한 장세에 대한 타개책으로 주식과 펀드 증여를 해법으로 택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박용곤 명예회장이 두산 주식 1만주를 6명의 손자 및 손녀들에게 증여한 것을 비롯해 주요 회사 대주주들의 증여가 줄을 잇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자신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과 차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의 자녀들과 외손에게도 800 ~ 3000여주를 증여했다.

올해 9세인 박 회장의 자녀 A군은 추가로 1667주를 더 보유하게 돼 두산 주식 평가액만 4억8000여만원에 달한다.

또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도 최근 아들인 유학수 대표이사를 비롯해 딸, 손주 등 총 7명에게 총 200만주의 코리아나화장품 주식을 증여했다.

남양유업 홍두영 회장도 아들에게 지난해 12월 5만4907주의 주식을 물려줬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성엘텍(자동차 등 부품업체) 최대주주이자 명예회장인 박병헌씨도 특수관계인인 박상규·박성규씨에게 250만주를 증여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활발한 주식 증여 배경에는 세금 문제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을 경우 그만큼 증여세가 줄어들기 때문. 실제로 두산은 지난 6월과 비교하면 주가가 절반 수준이어서 증여세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펀드 증여도 늘고 있다. 펀드 판매가 많은 증권사들에는 최근 꾸준히 펀드 증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12월에만 441건, 113억6000만원의 명의변경이 이뤄졌다. 이 같은 규모는 건수로는 작년 한 해의 38%, 금액으로는 41.60%나 됐다.

삼성증권도 펀드 양수·도가 작년 12월 53건, 16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도 꾸준히 펀드 증여에 대한 문의가 있다고 회사측은 소개했고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있는 5월에 가까울수록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녀에게 펀드를 증여할 때 시가를 기준으로 성인은 3000만원, 미성년자는 15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향후 증시가 안정돼 평가금액이 늘어나도 이미 증여신고를 했기 때문에 추가 증여세 부담은 없고,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절세차원이나 소득분산을 위해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증여를 하는 일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주가가 하락하거나 펀드 수익률이 약세일 때 세금도 줄이기 위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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