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광구 가격 상승세…정부 고민도 깊어져

해외광구 가격 상승세…정부 고민도 깊어져

양영권 기자
2009.05.15 10:13

해외 금속 광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자원개발업체 A사는 최근 광물 가격이 오르는 속도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A사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광구의 가격은 광물가 상승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0%나 상승했다. 지난해 말이 광구를 인수할 호기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당시는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인수에 나서지 못했다. A사는 광구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가급적 빨리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근 정부에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14일 정부와 자원개발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제 원유 및 광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광구 가격도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지난해 말 배럴당 44.60달러에서 이달 13일 58.02달러로 30%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제 구리가격은 55%, 아연 가격은 28%, 니켈 가격은 15% 상승했다.

석유·가스 또는 기타 광물 광구 가격은 해당 광종의 시세에 따라 등락한다. 지난 2월 초 한국석유공사와 콜롬비아 국영회사 에코페트롤이 9억달러에 인수한 일산(하루 생산량) 2만 배럴의 페루 석유회사 페트로텍도 당초 지난해 8월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제시 가격이 18억달러에 달했다.

우선인수협상 대상자 선정 당시에는 국제 원유 가격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아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격도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이후 협상 과정에서 점차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정부로서는 올해 말까지 일산 4만5000배럴의 석유·가스 자주개발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고 구리와 유연탄, 아연 등 6대 광물의 자주개발률을 23.1%에서 25%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이 반가울리 없다. 가뜩이나 해외에서 중국 등 자금력을 가진 국가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부담이 하나 더 는 것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대형 석유회사 M&A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 업체와 공동으로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최근에 상승한 유가가 이들 인수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일단 원유나 기타 광물이나 할 것 없이 최저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가격이 올라가면 당연히 M&A 매물이나 인수 대상 광구의 가치가 올라가 부담이 간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원유 및 광물 가격이 올라 수익성 기대가 높아지고 금융 경색이 완화되면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지경부는 지난 11일 1조원 규모의 자원개발 펀드 운용 사업자를 공고한 이후 하루 평균 10 통 이상의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정부 측 펀드 담당자는 "생각보다 다양한 회사에서 이번 자원개발 펀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유가가 적당히만 올라 준다면 투자 기대치가 높아져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9월 자원개발 펀드가 결정이 이뤄지는 즉시 투자가 집행될 수 있도록 펀드 모집과 병행해 유망한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물색할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자원개발 물량 확보는 장기적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만큼 단기간 유가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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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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