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입사' 15년째를 맞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다가올 15년을 내다본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이자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로
'오너 경영인'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랐지만 그는 묵묵히 '현장'과 함께 해왔다.
"95년 입사 때부터 98년 IMF위기 때까지는 그냥 무조건 열심히 둘러 봤어요. 99년부터 이마트로 확장하면서 세계의 사례를 둘러보고 회사에 비전을 제시하고 같이 연구하는 작업을 했어요. 당시는 이마트가 성장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는데 해외 유통업체들을 찾아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생하면서 배웠어요. 그때 실무 경험이 오늘날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정 부회장은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면 국내외는 물론 신세계든 경쟁업체든 가리지 않고 점포를 수시로 방문한다. 각종 상품박람회, 패션이벤트도 빼놓지 않는다.
이마트 개점행사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현장 사원들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회식, 주말산행에도 참석해 직원들과 어울린다. 점심도 특별한 약속이 없을 경우 직원식당을 찾는다.
최근 사원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고 사보를 통해 자신의 경영관을 알리고 영업현장에 더 자주 얼굴을 내밀며 경영현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장에서 습득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나 소비 트렌드 변화야 말로 유통 업체들이 가장 중시해야 할 부분입니다."
소비자 중심의 경영관은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강조한 '고객편의의 최우선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회장으로부터 선대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 및 경영철학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가르침을 받았다.

정 부회장이 경영수업에 첫 발을 디딘 것은 95년 신세계에 입사하면서부터다. 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담당 상무로 승진한 뒤 2000년 3월 경영지원실 부사장에 올랐고 2006년 12월 그룹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구학서 부회장과 함께 신세계의 오랜 전통인 전문경영인체제의 틀을 더욱 다졌다.
지난 15년간 현장경영을 통해 정 부회장은 신세계의 향후 비전에 대한 해답은 업의 본질인 '소비자'(고객)에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는 업의 본질일 뿐만 아니라 미래 기업 경영의 중심 가치입니다. 고객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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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중심 가치로 두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한 경청(Listen),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혁신(Innovation)과 파트너십(Partnership)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시장은 제조업·유통업 중심의 구도를 지나 이미 소비자 중심 시대로 전환되고 있어요. 제조, 유통업간의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백화점과 이마트를 함께 개발하는 복합쇼핑몰, 프리미엄 아울렛, 소형점포, 온라인몰 등 미래 성장 모델 개발을 비롯해 PL(자체브랜드) 확대, 글로벌 소싱강화, 상품차별화 등 이 모든 노력의 중심에는 소비자의 이익을 최우선가치로 두는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입니다. 경영자 뿐 아니라 조직, 임직원 모두가 소비자 중심으로 가야합니다. "
월마트와 까르푸 등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과 나란히 경쟁하고 있는 중국 시장도 현지 소비자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접근방식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한다.
"15년 전 신세계는 매출 2조원이 안 되는 회사였어요. 매년 30억~40억원 적자를 냈구요. 그러다 남들이 제일 어려워했던 IMF 위기 때 성장했습니다. 신세계 고객이 사랑해준 결과였습니다. 고객의 사랑으로 컸지만 이제는 우리가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신세계가 고객을 가장 많이 연구하는 기업, 고객을 가장 많이 이해하며, 고객을 가장 풍요롭게 해드릴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약력
1968년 9월 19일 출생.
1987년 2월 경복고 졸업
1994년 2월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12월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1998년 11월 신세계 경영지원실 상무(기구개편)
2000년 3월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12월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