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즌필' 이번에는 도입되나

'포이즌필' 이번에는 도입되나

여한구 기자
2009.07.02 11:30

[기업투자촉진대책]회사채 발행한도 폐지

2일 발표된 '기업 투자촉진 방안'에는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개선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포이즌필'(Poison Pill·독약조항)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포이즌필이란 경영권 공격에 맞서 이사회 결정만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헐값으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포이즌필이 도입되면 경영권 위협에 처한 기업이 신주를 저가에 대량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경영권 공격자 측은 적대적 M&A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크게 불어나 적대적 M&A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는 이미 도입돼 있다.

재계는 소버린과 SK, 아이칸과 KT&G 사이의 경영권 다툼 이후 적대적 M&A 에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장치로 포이즌필의 도입을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반면 포이즌필 도입이 자칫 재벌오너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흐를 수 있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존속을 도와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기획재정부도 그런 이유를 제시하면서 포이즌필 도입에 반대해왔지만 대기업의 투자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과감히 재계 요구를 수용했다.

정부는 법무부 내에 '경영권 방어법제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본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연내에 구체적인 도입방안을 마련할 생각으로 연내 법제화까지는 힘들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하고 있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포이즌필과 함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거론돼온 '차등의결권'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는 기업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데 걸림돌을 없애주기 위해 현재 회사 순자산액의 4배까지로 제한돼 있는 회사채 발행한도도 무한정 넓혀주기로 했다.

발행 형태도 이익배당에 참가하거나 주식 또는 기타 유가증권으로의 교환, 상환가능 사채 발행 등으로 다양화했다. 발행절차도 개선해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회사채 발행을 위임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한마디로 회사채와 관련된 기업의 재량권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다.

아울러 재고자산과 동산, 매출채권, 지적재산권도 담보물로 인정하는 '포괄적 동산담보제도'도 도입한다. 금융기관의 부동산 담보 의존도를 줄여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도와주려는 목적이다.

기업회생 속도를 높이기 위한 통합도산법도 개정한다. 구체적으로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에 신규자금이 지원될 경우 공익채권으로 인정하고 그 중에서도 최우선변제 항목으로 설정해 기업회생을 위한 자금 수혈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현재는 회생 과정에서 지원된 자금이라도 기업 도산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기업회생절차 신청만으로 채권·채무 관계를 동결시켜 기업의 회생가능성을 높여주는 '자동중지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회생절차에서도 민사법상 담보권의 우선순위를 그대로 인정하는 '절대우선원칙'도 도입키로 했다.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강화된다. 이사의 사익추구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대상을 이사의 특수관계인까지 확대한다. 특수관계인은 배우자, 본인과 바우자의 직계 존비속 및 이들이 지분 50% 이상을 소유하는 회사를 말한다.

또 이사가 회사의 정보 또는 사업기회를 제3자에게 이용토록 하는 경우 이사회 승인도 의무화 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거부권 행사 등 의결권 참여도 활성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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