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정치학자이며 역사가인 알렉시스 토크빌은 1840년 당시 신생국인 미국 여행의 경험을 적은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미국사회를 지탱하는 두 가지 결정적 요인으로 기부와 자원봉사를 들었다.
신대륙인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지역사회를 가꾸고 지키는 것이었으며, 기부와 자원봉사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이고 중요한 삶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러한 방식은 미국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규범으로 자리잡게 된다.
우리나라도 과거 농경시대에는 공동체적 봉사 문화로 서로의 힘을 모으는 두레나 향약 등의 훌륭한 나눔의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도시화 산업화와 함께 지역공동체 활동이 역사적 풍습으로만 이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회변화 속에서 공동체 속 나눔 행위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모습,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어야 할까.
보건복지가족부의 '2007 사회복지자원봉사 통계연보'에 따르면 연간 사회복지 분야의 자원봉사자는 총 75만명으로 2006년 52만명에 비해 약 1.45배 증가했으며 등록자원봉사자 수는 총 188만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여성 자원봉사자가 전체의 60%(45만명)로 남성 자원봉사자 40%(29만명)보다 많으며, 연령대별로는 10대 및 20대가 57%로, 중·고등학생의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업별로는 학생 및 주부가 63%로 이들이 우리나라 봉사활동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자원봉사자 1인당 연간 평균 봉사시간은 20시간, 참여횟수는 6회로, 두 달에 한번 꼴로 한번에 3시간 정도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봉사활동 참여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공동체 속 나눔 행위'의 새로운 실천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자원봉사자 참여율에 대해선 아직도 아쉬움이 크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음에도 봉사활동을 '특별하고 예외적인 활동'이라 생각하거나 '내키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사회적 의무'로 생각해 지레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PICK!
미국의 비영리 기관인 '인디펜던트 섹터(Independent Sector)'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6120만명의 미국인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는 16세 이상 성인의 27%에 해당하는 것으로 적어도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정기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자원봉사자의 연평균 활동 시간은 36.5시간으로 이를 자원봉사의 시간당 가치인 20.25달러로 환산해보면 452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무려 27조원이나 된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와 달리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자원봉사라 생각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봉사활동이라는 개념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은 어떨까. 뭔가 특별해야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심적 부담감을 버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어려운 이를 도울 수 있다는 '착한' 생각을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2009 대국민 달란트(재능) 기부' 이벤트도 이런 착한 생각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의 타고난 재능이나 소명을 의미하는 달란트(talent)를 봉사활동에 활용하도록 독려하여 누구나 쉽게 자원봉사에 참여토록 하는 공익 캠페인이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자신 있는 봉사 분야를 선택해 자신의 재능만 기부하면 되니 자원봉사가 한층 편안하게 다가올 것이요, 재능이 필요한 봉사 기관은 이를 신속히 제공 받아 맞춤형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으니 두 가지의 행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진 '달란트'의 가치는 나 혼자만을 위해 사용할 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웃을 위한 나눔과 봉사에 달란트를 활용할 때 비로소 그 진정한 가치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아름다운 재능 기부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