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인플레 우려'강조에 반발...'기업체질변화' 과소평가 지적도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시장의 괴리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증시 급락'을 맞춰 유명세를 탔던 김학주 센터장은 올해 증시도 지난해 연장선상에서 대응을 주문했다. 지난 27일에도 김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역설적으로 올해 강세장을 끝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중국의 설비가동률 상승과 대외수출 증가가 뒤따른다"며 "이는 결국 원자재 가격상승과 세계각국 정부의 출구전략 실행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현재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매우 민감해져 있기 때문에 중국의 설비가동률 증가, 원자재의 투기 등 이상 징후만 나타나더라도 주식을 빠르게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IT와 더불어 국내증시를 이끌고 있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시장의 기대가 현실을 앞서나가고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 출신답게 국내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증시는 김 센터장의 전망과 달리 연초보다 43%이상 상승중이다.
◆ "인플레이션 우려 너무 지나치다" = 김학주 센터장의 '약세론'에 동의하지 않는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재정정책 등 정책효과의 긍정적 측면을 과소평가한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너무 앞선 우려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국내기업의 체질 변화에 대해서도 '큰 흐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1분기 1500 등 연초부터 강세론을 주장했던 모 증권사의 A시황팀장은 "현재까지 나타난 주가상승률만 놓고 보면 '약세론'은 분명 틀렸다"고 평가했다.
A 시황팀장은 김 센터장의 오류를 "인플레이션 위험을 너무 앞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A 시황팀장은 "당장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며 "내년 하반기에나 비로소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할 수 있으며 아직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회수할 출구전략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며 "미국 경기는 분명 저점을 통과했으나, 기업과 가계의 기초체력이 정상회복되지 않아 조기 금리인상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상승추세의 미국 실업률이 8%대까지 떨어져야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실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모 증권사의 B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예상보다 빠른 글로벌 경기회복을 예상하지 못한 보상심리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은 경기회복후에 오는 현상이라 전제를 예견하지 못한 데서 오는 '반대쏠림' 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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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각하기 이전까지 김 센터장은 설비조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재고조정만으로 경기회복 어렵다고 강조했다"며 "이번 경제위기가 과잉설비에서 온 것이 아니라 금융쇼크에 따른 과도한 수요위축이었다는 현실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과잉설비가 다소 남아 있더라도 금융위기로 과도하게 위축되었던 수요가 재정ㆍ통화정책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경기회복을 회의적으로 보면서 약세론을 펼치다가 갑자기 인플레이션 우려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자신의 약세론을 유지하기 위한 '변명'으로 비춰진다고 주장했다.
모 자산운용사의 C펀드매니저도 "중국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강세장이 끝날 수 있다는 김 센터장의 주장은 이번 강세장을 철저히 '유동성 확대'에서 찾는 거라 동의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수요회복을 견인하는 중국수출 증가를 부정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C펀드매니저는 "아직 재고와 생산설비 과잉상태라 중국의 수출증가가 당장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을 현실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시황분석가는 너무 장기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펀드 운용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 "기업 펀더멘털 개선 큰 흐름 놓치고 있다" = IT와 더불어 시장을 주도하는 자동차 등 국내기업 변화에 대해서도 너무 인색하다는 평가도 우세하다.
모 투자자문사의 D 펀드매니저는 "시장주도주인 자동차의 3분기 실적과 체질개선 변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지금까지 발간된 보고서 곳곳에 녹아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일견 타당한 지적일 수 있지만 금융위기 벌어지고 있는 큰 흐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현대차(473,000원 ▲4,000 +0.85%)나LG전자(107,100원 ▼2,300 -2.1%)LG화학(323,500원 ▲6,500 +2.05%)등의 주가상승은 단순히 실적개선 기대감만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한단계 높아진 이들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 녹아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D 펀드매니저는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선전을 단순히 '환율효과'로 치부하는 김 센터장의 진단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시장 파이가 커져서 현대차의 판매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들이 시장점유율 증가를 가능케 했다"고 주장했다. 즉 자동차 판매딜러변화, 중대형 시장의 선호도 증가, 품질개선 등이 다양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주장이다.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증시전문가들의 증가와 비례해서 김 센터장의 영향력은 반비례하고 있다.
모 자산운용사 E 주식운용팀장은 "지난해 약세장을 예측한 명성 때문에 올해도 코스피지수가 1300대에 도달할 때까지는 보고서를 많이 참고했다"며 "그러나 1400 이후부터는 논리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내부평가가 우세했다"고 밝혔다. 시황 논리가 너무 롱 텀(장기)하고 구조적인 이슈에만 치우쳐 있고 실물 경제와 주식시장의 역동적인 단기흐름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