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미국의 한 연구소는 지역 주민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살과 타살, 어느 쪽이 많을 것 같습니까." 돌아온 대부분의 대답은 "타살"이었다. 실제 그 해 미국에서 발생한 자살건수는 2만7000여건으로 타살건수보다 7000여건 많았다.

실험을 주관한 한 경제학자는 이같은 인지부조화(認知不調化)에 대해 타살 관련 기사는 매스컴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되기 때문에 빈번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같은 착오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많이 보고 들은 것일수록, 스토리가 그럴싸할 수록 발생빈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인식상 편향(바이어스)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신종플루 테마주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 초 발광다이오드(LED) 풍력발전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테마열풍이 자전거 관련주 열풍으로 넘어갔다가 최근에는 신종플루로 넘어오는 분위기다.
테마에 투자한다는 투자자들에게 투자이유를 물어보면 무엇보다, 테마주들은 실제로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투자한다고 한다. 테마 종목들의 주가가 오르는 것을 과거에 이미 경험을 했는데, 왜 새로 형성되는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겠는가.
혹시 자살과 타살의 인지부조화처럼 테마주 상승과 하락 사이의 착오는 없을까.
테마주가 상승했다는 기사는 많지만, 하락했다는 기사는 현저히 수가 적다. 그것도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 연기돼, 우주항공주가 급락했다'는 것처럼 테마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소식이 있을 때만 하락 기사가 나온다.
또 "테마 수혜 가능성 때문에 올랐다"는 기사는 나오지만, "수혜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오르지는 않았다"는 기사는 없다. 주식시장에 떠도는 수많은 '테마'에 대한 소문 가운데, 실제 주가 상승과 관련된 일부 정보가 과도하게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정밀하고도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주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몫이다. 반면 그간의 제한적인 경험과 정보 속에서도 투자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일반 투자자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식과 실제가 어느 정도 착오를 일으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