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사무총장' 신설?...방통위 '글쎄'

'1급 사무총장' 신설?...방통위 '글쎄'

신혜선 기자
2009.10.09 08:00

'실국장(1급)-사무총장(?)-상임위(차관급)'...미묘 기류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총장직 신설 가능성이 일보 진전됐다. 직급을 차관급으로 할 것이냐, 1급(차관보)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 여야는 여전히 입장차를 보였지만, '안된다'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지난 7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1급 사무총장직 신설은 동의한다"는 당론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방통위 내 사무총장 신설은 방통위로 공이 넘어가게 됐다. 방통위가 직급 문제에 대한 '결단'만 내린다면 방통위 설치법 개정을 통한 사무총장직 신설은 연내 현실화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안을 받아든 방통위 내 기류는 여전히 미묘하다. 사무국 기능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의 필요성은 상임위원들이나 직원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직급'이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에 처한 입장에 따라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방통위 실무진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도 그다지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차관급 사무총장이 아니라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마저 읽힌다.

사무총장은 현재 상임위원들이 암묵적으로 역할 분담해 맡고 있는 각종 행정수반 기능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당정협의나 국무회의 참석은 물론 의결사안이 아닌 정책에 대해서도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1급 사무총장은 이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관례상 국무회의나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힘들다.

1급이 맡고 있는 국실 간 업무 조율에서도 힘을 얻을 수 없다. 이러다보니 방통위 실무진에서는 "고위공무원급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난다고 하지만, 차관급으로 만들 것 아닌 다음에야 (1급사무총장은) 오히려 조직을 힘들어지게 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상임위원들의 기류는 정 반대다. 지난 7일 방통위 국감에서 출석한 상임위원들은 사무총장제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한다. 공감대가 형성됐다. 입법기관의 결정을 따른다"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방통상임위원들이 여야 추천에 관계없이 사무총장제 신설, 특히 차관급 사무총장 임명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재 상임위원들은 의결 기관인 '위원회' 역할 외에도 일반적으로 부처 차관이 수행하는 각종 행정업무를 역할분담하고 있다.

상임위원 입장에서 보면 차관급 사무총장의 등장은 이런 상임위원의 역할을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1급 사무총장이 실, 국장 업무 조정을 하기 힘들다면 차관급 사무총장의 등장이 상임위원을 힘들게 하는 건 매한가지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다보니 야당측 추천 위원은 물론 여당측 추천 위원조차 민주당론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일부에서는 이번 민주당의 '일보 후퇴'를 의미 있게 본다. 방통위 관계자는 "야당측이 일단 사무총장 신설에 동의했다면 직급은 미세한 문제다"라며 "여러 '변수'를 통해 다시 조정될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차관급 사무총장직' 신설은 쉽게 포기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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