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공기업, '낙하산 고리' 끊을까

[기자수첩] 금융공기업, '낙하산 고리' 끊을까

유윤정 기자
2009.10.29 07:52

요즈음 여의도 '핫 이슈'는 금융 공기업 사장에 누가 오를지다.

한국거래소 이사장부터 증권금융 사장, 국민연금 이사장, 한국정책금융공사 등 4곳의 기관장 자리가 비었다. 금품 수수 의혹으로 김광현 코스콤 사장 자리도 위태위태하다.

특히 증권금융은 거래소와 우리금융이 대주주로 사장 연봉이 4억원대 후반인 노른자 자리라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금융 공기업 직원들의 관심도 높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하마평에 등장한 인사들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K는 안된다고 봐. M도 좀 그래. 힘이 없잖아.” “내부인사 S는 좀 어때?” “S? 능력은 있는데, 정부가 밀어주겠어?”

조용히 떠나겠다던 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이 '퇴임의 변(辯)'을 통해 사퇴압력을 직접적으로 언급, 한바탕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떠났지만 금융 공기업 수장 자리를 두고선 이미 주식 시장에서나 볼 법한 ‘작전’도 펼쳐지는 모습이다.

“정부의 P가 증권금융 사장 자리에 A를 밀고 있으니 대신 S는 OO 자리에 보내고 대신 M은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밀어라.” 각본은 이미 짜여져 있고 그 속에는 주인공과 들러리만 있을 뿐이다.

최근 '모피아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부처 장ㆍ차관은 물론 산하기관장까지 옛 재경부 출신들이 독식하고 있다. 치료해야 할 '낙하산 고질병'이 더욱더 깊어만 가고 있는 형국이다.

공기업 노조는 “관치에 의한 낙하산 인사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증권금융은 사장 공모가 이미 마감된 상황이지만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이 누구인지, 누가 응모했는지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노조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막상 낙하산 인사들의 마지막도 그리 '해피'하지만은 않았다. 파산, 금품 수수 , 검찰 압수수색 등 불명예 퇴진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금융 공기업 수장 선임에서는 '낙하산 악습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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