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는 세종시와 4대강에 대한 정쟁뿐이었다. 달라진 국감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한 초선의원이 국감을 마치고 작성한 반성문이다.
이번 국감을 지켜본 국민들은 이 반성문 내용처럼 "역시나"하는 심정으로 한숨만 내쉬었다. 국감뿐만 아니라 18대 국회들어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웃음을 준 적이 있는지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정치권의 최대 이슈였던 10·28 재보궐선거와 미디어법 관련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는 싸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라운드의 시작이 될 전망이다. 재보선 이후 세종시 수정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이고, 미디어법 역시 '헌재 판결이 났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동안 정치권은 미디어법, 비정규직법, 세종시, 4대강, 감세정책 등을 두고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행보와 이를 막기 위한 쪽의 물리력 행사, 서로 남탓만 하는 모습 등이 난무했다. 그러면서도 각당은 "이번 국감은 우리가 너무 잘했다", "재보선에서 국민들은 우리 손을 들어줬다" 등 자위하기 바쁘다.
지금 정치권은 눈과 귀를 막고 서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의제를 설정해 싸우는데 정신이 없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본 적 없이 다른 방향으로 달리고만 있다.
서로 휴가지를 산과 바다라고 다르게 정해놓고, 기차를 타고 갈 지 비행기를 타고 갈 지를 놓고 싸워봤자 타협은 이뤄질 수 없다. 최소한 목적지 정도는 같아야 대화의 가능성이라도 있다. 물론 그 목적지는 당연히 국민들이 원하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미디어법, 세종시 문제 등은 어느새 문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당리당략에 의한 소모적 정쟁이 됐다. 언론의 공정성 확보와 미디어산업 발전,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단지 어느 것이 우리 당에 유리할 지 저울질하는데 정치권의 모든 힘이 소진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회복, 민생 등은 이미 정치인들의 관심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이 약 39%였다. 이전 재보선 평균보다 높다고는 하지만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절반의 지지도 못 얻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