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앞에서도 당당한 파워가 생겼어요"

"남자 앞에서도 당당한 파워가 생겼어요"

이정흔 기자
2009.11.06 14:35

[머니위크]창간2주년 기획/'2'의 행복 - 동덕여대 모델과 07학번 이슬기

[편집자주] "女子라서 행복해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주민등록번호의 반도 '2'로 시작하는 여성의 것이다. 그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 부드러운 그들은 강함을 이긴다. 그러니 세상도 그들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2의 행복을 위하여~'다. 가 창간2주년을 맞아 여성을 위한 기업, 제품, 서비스 등 '2'를 행복하게 해주는 세상을 돌아봤다.

“모델은 공부를 안 해도 된다고요? 천만의 말씀이에요. 공부를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데요.”

동덕여대 모델과 07학번에 재학 중인 이슬기 양. 늘씬한 키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한눈에도 미모가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 미스코리아 미 출신이란다. 학교 자랑을 부탁하자 ‘모델과’라는 조금은 특이한 전공과목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한다. 사실 그가 동덕여대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우리학교가 4년제 대학 중엔 처음으로 모델과를 개설한 곳이에요. 모델은 여성들이 주도적인 대표적인 분야이고 그런 분야에서 정말 실력 있는 인재들을 키워내는 게 우리학교의 목표잖아요. 모델이라고 하면 그냥 몸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데 아니에요. 인체구조에서부터 모델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모델학까지 얼마나 많은 걸 공부해야 좋은 모델이 탄생하는데요.”

나중에는 대학원에도 진학할 생각이다.

“어렵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재밌어요. 무엇보다 뜬구름 잡는 게 아니라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부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는 지도자나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모델 대학원에도 진학해서 더 많이 공부해 보려고요.”

차분하게 미래의 계획을 조근조근 말하는 그의 모습이 야무지다. 그 말솜씨가 미스코리아가 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을 법 하다. “학교에서 말 잘하는 것도 가르쳐 주나봐요?” 기자가 농담으로 던진 말에 의외로 진지한 답이 돌아온다.

“하하. 최근에 배웠어요. 독서토론수업 같은 걸 하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책을 읽으면 나 혼자 생각했는데 이걸 다른 사람과 나누다 보니 ‘아, 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건 내 생각과 다르네’하는 걸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내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전해 듣는 의사소통 훈련이 된 것 같아요.”

대학에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는 이슬기 양. 그러나 그녀가 이곳에서 배운 것 중 가장 값지다고 여기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자립심.

“여기는 남자들이 없잖아요. 그게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영향이 꽤 큰 것 같아요. 제가 1학년 때는 과대표를 맡았는데 학과 일을 하다 보면 무거운 짐을 들 때도 많아요. 다른 때 같았으면 으레 무거운 물건은 남자들 몫인데, 우리는 우리가 들어요. 처음엔 낑낑대도 하다 보니까 거뜬해 지더라고요. 다른 학교들과 연합 모임에 가도 대표 자리는 대부분 남자가 맡으니까, 그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려고 애쓰다 보면 어느새 기 센(?) 여자가 되는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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