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푸즈의 캐드버리 인수 난항…허쉬·페레로 가세

영국 초콜릿회사 캐드버리 인수를 둘러싸고 초콜릿 업계의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미국 초콜릿기업 허쉬가 이탈리아 페레로에게 캐드버리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캐드버리 강제 인수합병에 나서겠다는미국 크래프트푸즈의 시도에 딴죽을 건 것이다.
캐드버리가 크래프트푸즈의 일방적 인수기도에 강력 반발하는 사이 페레로가 캐드버리 인수를 검토하고, 허쉬가 페레로를 거드는 모양새다.
앞서 크래프트푸즈는 캐드버리 주당 현금 300펜스와 크래프트푸즈 신주 0.2589주를 인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총 인수대금은 98억 파운드(160억 달러)다. 크래프트푸즈는 전세계 시장에서 캐드버리와 경쟁관계이므로 양사가 합칠 경우 마케팅 비용 등이 현저히 줄어든다. 연간 비용절감 효과는 6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반면 캐드버리와 페레로는 유럽시장에서 겹칠 뿐이다. 캐드버리가 페레로와 합치면 연간 3억5000만 파운드 가량 절감된다는 계산이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약하다.

하지만 캐드버리 경영진은 크래프트보다 페레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캐드버리는 지난 9월 크래프트의 인수 제안에 거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크래프트는 절대 안된다고 거부했었다.
당시 캐드버리는 "크래프트가 우리 회사를 저평가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보면 종교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캐드버리를 세운 존 캐드버리와 그의 두 아들 리처드, 조지는 프렌드 교파(Society of Friends)라고 불리는 퀘이커교도였다.
퀘이커교도는 당시 영국의 노예 무역을 비판하고 노동자 권리를 중시해 지금의 공정 무역, 사회책임기업의 개념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캐드버리도 그런 기업의 하나였다. 캐드버리는 본사가 있는 영국 버밍햄 인근 도시 번빌에 당대 최고수준의 근무환경을 만들었고 노동자들에게 정원이 딸린 주택을 지어줬다.
이런 역사적 배경 탓에 크래프트에 인수되는 것은 탐탁지 않은 일이다. 미국 크래프트푸즈가 인수 뒤 비용절감을 위해 대규모 퇴직을 실시하면 버밍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캐드버리의 창업정신도 훼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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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버리 입장에서는 페레로가 오히려 매력적이다. 런던 노무라홀딩스의 알렉스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캐드버리가 페레로와 손잡으면 점유율이 약한 독일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