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작전 or 트릭/ 연예계 막전막후
연예계만큼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도 없다. 많은 연예인들이 드라마, 예능, 영화, 가요 등 각 영역에서, 때로는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적자생존의 법칙에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어느 분야든 성공의 기본은 실력이다. 연예계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대중들의 정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연예계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때로는 더 큰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이른바 막전막후의 스타 띄우기 작전과 트릭이다.
연예계 생존경쟁의 시작은 물론 홍보다. 드러내 놓고 하는 홍보는 이제 연예인과 드라마, 영화, 노래 등 콘텐츠를 띄우기 위한 일반화된 전략이다. 이로 인해 요즘엔 홍보를 전문적으로 하는 대행사들이 늘고 있다. 언론사 취재진들이 직접 현장을 찾지 않아도 될 만큼 발 빠른 소식을 엄청난 물량공세로 외부에 노출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들이 배우와의 출연계약서에 홍보 인터뷰와 방송 출연을 조건으로 한다는 세부조항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드라마 방영이나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배우들이 방송사를 옮겨 다니며 매번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 하는 폐단이 문제로 늘 거론되고 있지만 홍보 효과를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음은 연예계 가십의 화젯거리, 그 중에서도 스캔들이 있다. 최근 한 드라마에 출연한 남녀배우가 드라마 방영 중에 난데없이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극중에서 연인 관계로 출연한 두 사람이 실제로도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양측 모두 이를 부인하며 그야말로 '설'로 끝난 경우다. 하지만 당시 이들의 스캔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배우들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시청률 때문에 이슈를 끌기 위한 의도된 언론플레이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난무했던 것.
드라마가 종영된 후 한 방송 관계자는 "열애설이 터졌지만 실제 두 사람은 현장에서 늘 으르렁대는 관계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열애설의 진상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다.
열애 사실을 공개해 작품을 띄우는 전략도 있다. 몇몇 연예인들은 드라마 출연이나 영화 개봉에 맞춰 열애 사실을 털어놓거나 상대를 외부에 공개해 시선몰이를 한다. 최근 가요계와 영화계에서 나름 인지도가 높은 남녀 연예인이 열애 사실을 공개한 시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거짓은 아니지만 공개시점이 음반 발매나 영화 개봉 시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진다면 '혹시'(?) 하고 의혹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최근 한 남자 연예인이 소속사가 아닌 영화 제작사를 통해 느닷없이 열애 사실을 공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쏟아지는 추측성 소문을 막기 위해서라고 본인은 이유를 밝혔지만 주변에서는 사실상 그의 '살신성인'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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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노이즈 마케팅'도 작전이 될 수 있다.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하거나 거짓 사연을 만들어냈다 발각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에 이와 같은 논란거리는 순식간에 퍼져나가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다. 비록 욕은 먹지만 이름을 알리는 데는 효과만점인 셈이다. 과거 물의를 일으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를 노리는 이들에게 필요한 나름의 전략도 있다.
가령 여자 연예인이 과감한 노출이 필수인 영화에 출연해 승부수를 던지거나 배우라면 개성 강한 배역을 맡아 연기에 대한 극찬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있다. '과거와 다른 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강렬한 인상을 남김으로써 과거의 죄과를 묻히게 하는 것이다.
연예계에서는 '제2의 ○○○'이 많다. 이미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에게 묻어가는 방법으로 특정인과 닮은 점을 포착해 수식어를 만드는 경우다. 주로 신인들에게 해당되며 뜨기 전에는 "그렇게 불러주시니 고맙죠", "제가 어떻게 그 분과 비교가 될 수 있겠어요"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이지만 이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이면 "이제 그렇게 불리는 게 싫다"로 태도가 돌변하기도 한다.
드라마를 띄우기 위해서도 체계적인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드라마를 처음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제작발표회 날짜를 잡는 일에도 복잡 미묘한 계산이 숨어 있다. 상대 드라마가 먼저 방영을 시작해 흥행을 하고 있을 때에는 상대 드라마의 방영일이나 그 다음 날은 제작발표회를 하기 적절치 않은 날이다. 상대 드라마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때 굳이 제작발표회 행사를 열어 힘을 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 출연진이 화려하거나 흥행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드라마의 제작발표회가 예고됐을 때 먼저 방영을 한 경쟁사 드라마 측에서 방해 작전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 상대 드라마의 제작 발표일에 맞춰 급히 현장공개나 출연자들의 인터뷰 일정을 잡아 관심을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6개월 이상 방영되는 호흡이 긴 드라마의 경우 새로운 인물의 투입과 기존 인물의 하차시기를 조절하며 일종의 '약발'을 일으킬 때가 있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월화사극 <선덕여왕>의 경우 '비밀병기'로 불리는 비담 역의 김남길을 적절한 시기에 투입해 시선몰이에 성공했다. 이후 힘이 좀 빠진다 싶을 때 '누나들의 로망' 유승호가 등장해 새 바람을 일으켰다. <선덕여왕> 흥행의 일등공신인 미실 역의 고현정의 하차시기가 주목받았던 것도 결국 드라마의 시청률과 연관된다. 미실의 최후가 주는 임팩트와 그 이후 스토리, 경쟁 드라마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를 결정하고자 했던 것.
최근 KBS 2TV 월화극 <천하무적 이평강>의 제작발표회에서는 사회자가 "우리 드라마 때문에 MBC에서도 긴장하는 듯하다. 오죽했으면 미실의 죽음을 우리 드라마의 첫방송과 맞물리게 하기 위해 한주가량 미뤘다더라"라고 말한 뒤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며 웃음으로 급히 수습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