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죽음의 계곡 '카자흐스탄'

코스닥 죽음의 계곡 '카자흐스탄'

김동하 기자
2009.11.30 07:30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자원을 찾아 떠났던 이들은 지금..<中>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코스닥 '블랙홀'

지난해 고유가가 전세계를 강타하던 시점. 카자흐스탄은 한국 코스닥기업들의 자원개발 테마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많은 코스닥 기업들이 진출을 선언했고,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며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코스닥 죽음의 계곡' 내지 '코스닥의 블랙홀'이라 불릴 정도로 참혹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 카즈흐스탄 사무소장인 곽정일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한GK파워는 카자흐스탄의 ‘아이란꼴’ 유전으로 주가가 지난해 6월 3만4500원까지 올랐지만, 올해 11월 현재 주가는 감자 후에도 1000원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통으로 유명한 김정대 NTC카자흐스탄 회장이 이끈 엔디코프(현폴리비전)의 경우 카자흐 카라타스 광산으로 증시에서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유명한 한 펀드매니저도 "보는 사람이 당장에라도 주식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정도로 프리젠테이션과 IR은 대단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나 김 회장이 수백억원대의 부채를 갚지 못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경영권만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환경설비업체지엔텍홀딩스의 정봉규 회장은 카자흐스탄 쥬살리 유전에 투자했다 30년동안 키워온 기업의 지분 절반을 날리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습니다. 또 잠불 규소광산에 진출한유성티에스아이의 시가총액은 57억원에 머무르고 있고, 지난 2005년 후야인포넷도 NTC카자흐스탄과 로또사업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직후 상장폐지됐습니다.

자동차 내장재 카펫 제조 기업인두올산업(941원 ▼62 -6.18%)의 경우, 회계사 출신 대표이사가 경제성을 판단하고, 한국의 공기업들과 우라늄 광산 지분 인수 공동 추진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계약을 체결했지만, 역시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상장폐지대상에 몇 번씩 이름을 올렸고, 결국 자원개발 사업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상장을 유지했습니다.

올해 4월 가장 뒤늦게 뛰어든글로포스트는 195억원이라는 거금이 카자흐스탄 광산개발을 위해 김정대 회장에게 금전대여됐습니다. 그러나 글로포스트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카자흐스탄 사업을 도입했던 전 대표이사는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이밖에 포넷은 카자흐스탄에서 동광사업을 추진하다가 상장폐지됐고,세하(743원 ▲2 +0.27%)는 사크라마바스 광구에 진출했다가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1심 유죄선고를 받은 뒤 상고심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교훈

'블러드 다이아몬드'. 전쟁 중인 지역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로 그 수입금이 전쟁 수행을 위한 비용으로 충당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지난 2007년 개봉된 이 영화에서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무도 다이아몬드를 보지 못한 채 싸우기만 하는 무서운 전쟁에 분노하며 절규합니다.

실제 영화 배경인 시에라리온은 1991년 이후 5만명이 살해됐고, 수십만명이 보금자리를 떠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앙골라 총독립국가연합은 세계 다이아몬드 3분의2를 통제하는 남아프리카 '드 비어스' 구매상들에게 다이아몬드를 팔았습니다.

미국 안보,군사전문가인 마이클 클레어는 저서 '자원의 지배'에서 미래의 전쟁이 점차 고갈돼 가고 있는 광물 등 천연자원에 대한 다툼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자원의 지배에 따르면 헬리아텍이 진출했던 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부건빌섬,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인도네시아 보루네오 뿐 아니라 앙골라, 브라질, 미얀마, 캄보디아, 콜롬비아, 콩고, 인도네시아, 라이베리아. 필리핀 등에서 보석, 광물, 목재 공급에 대한 권리를 놓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원의 보고마다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한국 코스닥시장에서는 코스닥 업체 하나가 얻은 광구권 하나에 자신의 전 재산을 바치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졌습니다. 마치 제2의 '드 비어스'를 꿈꾸는 듯한 '몰빵' 투자로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입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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