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2010 재테크 '작전 10' / PB의 투자전략
'짝수 해의 저주' 풀린다.
홀수 해인 2009년은 '황소'가 찾아왔다. 그렇다면 짝수 해인 2010년은 '곰'?
2000년대 들어 국내 증시는 유독 홀수 해엔 강세장, 짝수 해엔 약세장이 펼쳐지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이 징크스에 의하면 2010년인 새해에는 약세장을 뜻하는 곰의 해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2010년엔 이른바 짝수 해의 저주가 풀릴 전망이다. 재테크 고수인 10인의 프라이빗뱅커(PB)에게 2010년 재테크에 관해 물었더니 PB들은 단연 투자할 만한 대상으로 주식을 첫손에 꼽았다. 그것도 PB 10인 전원의 만장일치였다.

◆2010년은 '주식의 시대'
경기 순환 곡선에 따르면 회복기 - 호황기 - 후퇴기- 침체기에 따라 눈여겨봐야 할 투자 상품도 달라진다. 이에 따라 주식 - 채권 - 금 - 현금(예금) 등이 각각 돌아가며 유망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다.
PB들이 2010년에 주식을 지목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순환 곡선에 있다. 경기 회복의 분위기가 짙어지는 2010년은 주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성률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은 "경기순환 흐름을 고려하면 2009년 하반기부터 주식의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상승세이지만 그 안에서는 출렁거림이 심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이보훈 하나은행 도곡PB센터 PB팀장은 "주식이 유망하다고 보지만 변동성 때문에 고객에게는 신중하게 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금융위기는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실물 경기의 회복이라는 관건이 남아있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자산의 급변동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산투자 등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병민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 PB팀장은 "어느 시장보다 국제적인 이벤트에 크게 반응하는 습성을 가진 국내시장의 습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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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리스크의 발생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기간에 대한 분산 투자가 가장 적절하다고 했다.
예컨대 상반기 동안 (1~6월) 1/10을 매월 투자하되 차기(다음달) 투자 시 최초 투자대비 -3% 이상 손실이 나는 경우라면 그 달은 2/10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적극적 정액분할투자를 권했다.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혹은 간접투자의 대상으로 고려할 만한 지역으로는 단연 '국내'가 꼽혔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팀장은 "굳이 남의 나라를 기웃거리지 마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말이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팀장은 "상반기 코스피가 2000까지 오를 수 있다"며 "가급적 2009년 말까지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는 정점이 내년 상반기냐, 하반기냐에 따라 상고하저(上高下低)와 상저하고(上低下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이에 정지연 외환은행 스타타워 4A의 PB팀장은 "상고하저가 된다면 막 따라가기식 투자는 위험하다"며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목표를 실현하면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점검도 한층 강조된다. 이관석 재테크팀장은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지 않으면 이익을 봤던 부분도 다시 손실로 돌아설 수 있다"며 "기존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1년에 1회 정도의 포트폴리오 점검이 추천됐다면 내년에는 3~6개월 단위로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내를 제외하고 추천되는 유망 지역은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다. 공성률 재테크팀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인도와 원자재가 풍부한 브라질, 러시아가 해외 투자 유망지역"이라며 "국내 대 해외에 대한 투자 비중은 6대 4 정도로 정보 습득 등이 용이한 국내 투자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직접투자와 펀드투자에 대한 비율은 주식 투자에 대한 경험에 따라 각기 달리 추천된다. 정병민 PB팀장은 "주식에 경험이 많은 전문적인 투자자라면 50대 50의 비율로 투자하기를 권하고,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면 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주식이나 펀드 외 ELS(주가연계증권), ELF(주가연계펀드) 등도 추천됐다. 이관석 재테크팀장은 "주가의 변동 가능성을 주목하는 투자자라면 ELS 등을 주목할 만하다"며 "주가가 횡보하되 급격히 추락할 가능성이 적다면 일부 자금은 ELS로 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으로 실물 투자 더 뜬다"
후순위채권 다음으로 PB들이 많이 추천한 상품은 바로 원자재다. PB들은 공통적으로 주식 다음으로 원자재 투자를 포트폴리오 안에 일부 편입하라는 조언을 빠뜨리지 않았다.
경기 회복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고 인플레이션에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미옥 외환은행 서면WM센터 PB팀장은 "원자재는 변동성이 심해 한 상품에 단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여러 상품을 섞어서 투자하는 방안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이경희 기업은행 안산PB팀장도 "펀드 중 10~20%는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금에 대한 투자에는 다소 P이라는 B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정미옥 팀장은 "금은 달러의 가치에 비하면 아직 저렴한 편분석이 나와 실물 투자와 펀드를 이용한 금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추천했고, 이관석 팀장도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에 대비할 수 있는 금을 자산의 10% 이내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성률 팀장은 "최근 금은 안전자산에 선호도 때문에 급격히 올랐기 때문에 경기가 향후 더 안 좋아진다면 오를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금값과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달러의 흐름도 주요 변수다.
이보훈 하나은행 도곡PB팀장은 "최근 달러의 변동성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달러DLS 구조를 살펴보면 대략 10% 미만의 하락을 염두에 두고 설계돼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대략 1000원후반대로 떨어진다는 예상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환율의 하락폭이 크지는 않더라도 하락 가능성에 대한 자산관리 전략도 세울 필요가 있다.
김인응 재테크팀장은 "2010년 환율은 대략 1000~1100원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로 투자되는 달러 베이스 펀드는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고 투자 시에는 달러의 환율 변동을 미리 염두에 두고 들어가는 게 좋다"고 했다.
김 팀장은 이어 "해외에 자녀를 둔 경우 등 달러 실수요자라면 일시 환전보다는 그때그때 필요한 자금 위주로 환전 전략을 펴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은 실물 투자 대상 중에서 가장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분야다. 내년도 부동산 시장이 소폭 상승한다는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PB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의필 골든브릿지금융판매 PB팀장은 "내년 봄 이사철에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면 그간의 하락을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보훈 PB팀장은 "자산가들의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져 있다"며 "다만 자산 대부분을 현금이나 금융자산으로 갖고 있기에는 부담을 느껴 빌딩을 위주로 한 투자 문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금리 소폭 상승 "예금 짧게 특판으로"
2010년엔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인상이 자산 가치 변화를 초래할 가장 중요한 화두로 꼽힌다. PB들은 2010년 금리 인상을 점치면서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병민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 PB팀장은 "금리인상과 관련해 크게 염려할 수준의 금리인상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점진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공성률 국민은행 재테크팀장도 "한국은행 내년도 한두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0.5%포인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하튼 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예금 상품은 굳이 장기로 가져갈 필요가 없어졌다. 전문가들은 "6개월 단위로 짧게 예금을 가져가라"고 했다.
또 금리 인상을 기다려 마냥 가입을 미루기보다는 특판예금이나 저축은행 등을 활용해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관석 팀장은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4~5%대 특판이라면 가입해도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고, 윤의필 골든브릿지금융판매 PB팀장은 "5%가 넘는 금리의 저축은행 예금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금리와 반대 흐름을 타는 특성이 있는 채권 투자는 다소 뒤로 미루는 게 유리하다. 이경희 PB팀장은 "현재는 우량 채권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수익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다"고 했다.
대출 전략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 금리도 올라간다.
공성률 팀장은 "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1.5%포인트 이내로 들어오면 고정금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3년 이내의 단기 대출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가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