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관사 선정 '수수료 덤핑' 재현되나

인천공항, 주관사 선정 '수수료 덤핑' 재현되나

안영훈 기자
2009.12.23 10:23

수수료 위주 심사기준·경쟁과열 구조

더벨|이 기사는 12월22일(14:56)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또다시 수수료 덤핑 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오는 23일 입찰 제안서 심사를 앞두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심사기준 배점에서 가격평가 비중을 상당히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심사기준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앞서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전력기술 등 두건의 공기업 IPO에서도 채택된 것으로, 수수료 덤핑을 조성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그랜드코리아레저(주관사 미래에셋증권)와 한국전력기술(주관사 동양종금증권)의 주관수수료는 각각 1bp, 92bp로 평균치 아래로 떨어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정 수수료는 100~150bp까지 떨어졌지만 이마저도 밑돌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공기업의 주관사 심사기준은 증권업계로 하여금 수수료 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며 "실적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수수료 덤핑에 나서는 증권사나 이 같은 환경을 조성하는 공기업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심사기준 자체가 수수료 덤핑 조장

인천공항공사 IPO에 대한 증권사들의 관심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딜 규모가 1조~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는 공기업 IPO로, 대표 주관사로 선정될 경우 향후 공기업 IPO 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상장 주관사 경쟁은 총 9개 증권사가 3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동양종금증권-현대증권-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 삼성증권-대우증권-대신증권 등 3대 컨소시엄이 그것.

각각의 컨소시엄 구성원들은 모두 국내 IPO 주관 상위사로 어느 한쪽의 우위를 점치기 어렵다. 따라서 주관사 심사 기준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인천공항공사의 주관사 제안서 점수 중 기술평가는 80%,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주관사 심사기준에서 가장 큰 배점을 가지고 있는 기술평가는 사실상 컨소시엄의 변별력을 갖기 힘들다. 정량·정성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더라도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적어낸 곳이 주관사로 선정될 확률이 그만큼 높다. 이는 곧 컨소시엄의 수수료 덤핑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트랙레코드 때문에 "경쟁 치열"

증권사 IB 관계자는 "제로 수수료가 금지돼 있지만 않다면 제로 수수료를 적어내서라도 주관사에 선정되고 싶다"며 수수료 경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결국 수수료 덤핑이 보증수표라면 너도나도 불나방처럼 뛰어들 수 밖에 없다. 앞서 상장한 GKL의 수수료 덤핑으로 이같은 우려는 미리부터 예견됐었다.

문제는 한 곳의 공격적인 가격전략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업계 전반을 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 확보'를 통한 국내 IB의 대형화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수수료 경쟁으로 딜을 따내는게 일상화되면 국내 증권사의 IB 실력은 결코 나아질 수 없다"며 "수수료 덤핑은 공멸로 이르는 길"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기술평가에서 차별점을 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컨소시엄별로 큰 차이가 없는 기술평가에서 차별점을 둘 경우 특정 컨소시엄 밀어주기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심사기준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며 "이번에도 100bp 이하의 수수료로 주관사사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 상장 주관사 입찰 경쟁에 참석한3대 컨소시엄의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이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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