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공모가 산정 어떻게…“알아서 하세요?”

'스팩' 공모가 산정 어떻게…“알아서 하세요?”

유윤정 기자
2010.01.20 15:06

증권사 "실무적인 부분 혼란"..금감원 "자율에 맡기겠다. 심사는 깐깐히"

19일 오후 3시 한국거래소 21층 대강당. 최근 증권시장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실무진들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제도실간의 비공개 설명회 및 토론회가 벌어졌다.

증권사들이 최근 너도나도 스팩 준비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 최초 시도되는 상장제도인만큼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팩이란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통상 3년 내에 장외 우량업체를 M&A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말한다.

스팩은 이미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장외 우량업체로선 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 등을 추진해 성장을 모색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비교적 안전한 M&A 투자 기회를 가지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위원회가 스팩 개정안을 승인함에 따라 오는 3월경에는 1호 상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우증권을 비롯 동양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총 5개사가 스팩 설립 등기를 마쳤다.

150여명의 증권사 실무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감원은 스팩 제도의 주요내용과 증권신고서 작성법, 증권신고서 심사 방향 등을 설명했다.

금감원은 스팩의 경우 회사법상 주식회사로 설립목적과 운영방법이 특이하다보니 공시정보의 검증을 강화하고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집중 심사를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무적인 방법이나 세부적인 내용 등은 제시하지 않고 대부분 업계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어서 실무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스팩 1호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D증권사 한 관계자는 스팩 증권신고서 작성시 공모가 산정과 관련해 어느기준에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공모가 산정은 민감한 문제인데, 스팩과 관련 데이터가 없는 것이 사실이므로 자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산정해야하는지 아닌지 조차도 명확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스팩이라는 제도 자체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만큼 수익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심사나 법 규제가 까다로워 어느 기준에 맞춰야 할지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S증권 법무팀 변호사는 “증권신고서 심사와 관련해 금융감독당국이 비공식 가이드라인 마냥 계속 가이드라인을 추가하고 있다”며 “스팩을 실제 도입할 경우 투자이익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검증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뭘 믿고 투자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기업공시제도실 관계자는 “스팩이 처음 도입되는 상황이어서 일반기업의 IPO와 차이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투자자들이 판단할 만한 자료가 많지 않다”며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자의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스팩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조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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