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벡, 상폐된 포넷·써니트렌드 투자
지난해 4월과 9월 잇따라 상장폐지된 포넷과 써니트렌드는 여러 공통점이 있다. 두 회사 모두 '검은 헤지펀드'로 불리는 피터벡파트너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고, 회계장부 미제출·반기보고서 미제출 등의 사유로 상장이 폐지됐다.
또 두 회사 모두 전 벤처기업 사장 장모씨와 그의 투자회사인 제이앤피인베스트먼트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넷을 검찰고발한 주주 측은 포넷 김진도 대표와 피터벡파트너스 한국대표인 권모씨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포넷의 상장폐지 과정에 깊숙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모 전 사장은 비공식적으로 포넷의 '회장'타이틀을 걸고 활동했으며, 장씨가 소유한 투자회사 제이앤피인베스트먼트와 피터벡이 함께 써니트렌드의 주가조작 및 상장폐지 과정에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피터벡은 2007년 12월 OZ매니지먼트가 보유한 포넷의 BW를 10%에 달하는 조기상환 수수료를 물고 사들였고, 포넷은 피터벡에 12억엔 규모의 BW를 대환발행했다. 피터벡은 이 과정에서 70%였던 리픽싱(행사가액조정) 조건과 감자 후에도 행사가액이 조정되지 않는 '황금BW'등의 조항을 삽입해 고수익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넷이 상장폐지되면서 피터벡파트너스는 국내 투자한 코스닥 기업 중 유일하게 '감자 후 BW행사'에 실패했다.
포넷 주주들은 고발장에서 "포넷과 써니트렌드의 상장폐지는 해외 헤지펀드를 가장한 피터벡파트너스와 주가조작으로 2번의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는 장모씨가 함께한 기업형 주가조작"이라고 밝혔다.
포넷의 경우, 2008년 6월 대규모 오일 트레이딩 계약을 발표한 뒤 시가총액이 2000억원을 넘어가기도 했지만, 결국 3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7950원까지 오르던 주가는 1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주가가 급등락하면 BW를 보유한 헤지펀드의 수익은 급증한다. 주주 측에 따르면 헤지펀드 피터벡의 신주인수권의 수는 행사가격 리픽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여기에 10대 1감자까지 겹치면서 제1채권자인 피터벡만 폭리를 취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그러나 감자 후 행사를 시도하던 피터벡은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주총에서 감자결의가 무효처리되자 행사하지 못한 채 상폐를 맞았다.
주주들은 써니트렌드의 상장폐지 과정에도 피터벡과 장모씨가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써니트렌드 역시 '고의적 상장폐지'의혹을 받았던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LED사업진출, 진양해운 인수 등을 재료로 폭등했지만, 급작스럽게 진양해운 인수를 철회한다고 발표한 후 반기보고서 미제출 등의 사유로 상장이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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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피터벡파트너스는 60.18%까지 보유했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13.91%까지 낮추며 큰 차익을 거뒀다.
주주 측은 "포넷과 써니트렌드의 상장폐지 과정에서 헤지펀드와 장씨 및 투자회사들이 어떻게 거래했는지 내역을 낱낱이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은헤지펀드는 자금사정이 어렵고,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분리형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만 투자하는 펀드. 채권으로 기본적인 수익을 얻은 후 각종 특약과 독소조항, 무한대의 행사가액조정(리픽싱), 대형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활용한 구두계약 등을 통해 한국 코스닥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가져갔다. 어려운 기업에만 투자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탓에 '저승사자'라는 닉네임도 갖고 있다.
피터벡앤파트너스 외에도 이볼루션, DKR, OZ매니지먼트,오펜하이머,퍼시픽얼라이언스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홍콩계 퍼시픽얼라이언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들 헤지펀드의 주가조작 및 조세회피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