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주식이 20억으로' 그 부자에게 무슨일?

'600억 주식이 20억으로' 그 부자에게 무슨일?

김부원 기자
2010.03.05 14:53

[머니위크]People/ MTN 주식전문가 김동희 소장

어느 날 한 70대 남성이 투자자문사를 찾았다. 한때 하이닉스 한종목으로만 600억원어치를 갖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좌에 남은 돈은 겨우 20억원. 뒤늦게나마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투자자문사를 찾은 것이다. 동행한 이 남자의 부인은 "괜히 주식투자를 했다"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에서 활동 중인 주식전문가 김동희 소장이 투자자문사에서 일하던 시절 만난 한 고객의 얘기다. 김 소장은 하이닉스 주가가 4000원까지 내려갔을 때 이 고객을 처음 만났고, 지금이라도 당장 팔 것을 권했다. 하지만 이 고객은 고집을 부리며 끝내 버티다가 결국 주가가 1000원까지 내려간 후에야 팔았다고 한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은 주식투자자들이 버리지 못하는 나쁜 습관을 일컫기도 한다. 나름대로 올바른 주식투자의 원칙을 세운 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투자자들이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 그런 투자자들에겐 올바른 조언도 먹히지 않기 마련이다.

◆막연한 기대감을 버려라

물론 김 소장도 주식투자를 하면서 실수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다만 실패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식을 배우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시절 국민주를 모집해 하나의 신문사가 설립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김 소장은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학생이 된 후 용돈을 털어 주식투자를 직접 경험했다. 500만원을 투자해 3500만원까지 불렸고, 나중엔 3500만원이 4억원이 됐으니 주식에 대한 흥미는 더욱 커졌다.

김 소장이 그렇게 주식투자에 푹 빠져 있던 중 한 IT기업에 투자하게 됐다. 이 회사에 투자한 2만여명의 투자자들로 구성된 동호회에서도 열심히 활동했다. 1000원이던 주가가 1만4000원까지 올랐고, 이 회사에 대해 지나치게 맹신하던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다. 그러다 보니 김 소장을 비롯한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막연한 기대감을 가진 것이다.

주가가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지만 투자자들은 발을 빼려 하지 않았다. 그나마 김 소장은 본전이 됐을 때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왔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소위 깡통을 차야 했다. 그 후 그 회사는 사라졌다.

김 소장은 당시 경험을 통해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 회사와 기술력에 대해 정확한 정보 없이 막연한 환상을 가진 거죠. 만약 어떤 회사가 파푸아뉴기니에서 자원개발을 한다면 그걸 무슨 수로 확인하겠습니까? 결국 작전도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잖아요."

◆역사적 주도주를 찾아라

나쁜 투자습관을 고치려 노력하면서 자신만의 원칙을 세웠다면, 이젠 투자할 곳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 곳에나 투자할 수는 없는 법. 김 소장은 자칭 '역사적 주도주'를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시는 계속 반복되므로 과거를 통해 현재 상황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증시의 역사를 모른 채 현재를 알려는 것 자체가 문제죠.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전체적인 종합주가지수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가 말하는 주도주의 조건은 우선 시대적 산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저평가받는 소외된 종목이어야 한다는 것. 다만 역사적인 대시세를 한 번 내면 다시 그런 시세를 낼 수 없다. 과거의 주도주는 지금의 주도주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주도주는 무엇일까? 김 소장은 IT, 자동차 외에 통신 업종을 꼽았다. 이 세 가지가 이른바 '신트로이카주'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IT와 자동차가 유망업종이지만 모멘텀이 부족합니다. 여기에 새로운 모멘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업종이 통신이죠. 통신이 2000년대 이후 장기간 소외받았지만 신기술혁명과 함께 새로운 모멘텀이 부여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이나 KT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죠."

◆하반기 대장정 노려라

김 소장은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2월에 최저점을 찍은 후 3~4월 박스권에서 기간조정을 거쳐 하반기부터 2000포인트를 향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 나타날 수 있는 악재들이 상반기에 미리 반영됐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난해부터 IT와 자동차가 증시를 이끌고, 통신이란 새로운 주도주가 힘을 실어줘 2000포인트를 넘는 대장정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어 MTN에서 새로 시작하는 주식전문방송에 대한 기대감과 각오를 전했다. 그는 2월 말부터 '대박90분'과 '고수비책'을 진행하고 있다. "나만의 주식투자 철학을 시황 속에 녹여 설명하면서, 시청자 및 투자자들과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주도주 공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냉장고 한대 사는 것보다 쉽게 주식을 사더군요. 전자제품을 하나 사도 이것저것 알아보고 따져보는 것에 비하면 투자 종목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시장의 주도주를 절대 외면하지 마세요.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야 성공 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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