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파이브, 해결과제 '파이브'

가든파이브, 해결과제 '파이브'

김부원 기자
2010.03.12 10:37

[머니위크 커버]흥행특구 메가 쇼핑몰/ '꿈의 정원'이 되려면

박철호(가명) 씨는 지난달 대형쇼핑몰에서 소규모 매장을 오픈했다. 쇼핑몰 정식오픈과 맞춰 영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시행사 측이 제시한 매장 인테리어비 및 관리비 지원을 받기 위해선 서둘러 영업을 시작해야 했던 것. 지난해 12월20일 이전 계약한 상인의 경우 올 2월20일까지 영업을 개시해야만 두가지 지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상가 정식오픈도 안 했고 입점 매장 수도 적기 때문에 손님이 없어 장사가 될 턱이 없다. 매장은 판매 경험이 전혀 없는 박씨의 부인이 매일 지키고 있다. 박씨는 쇼핑몰 입점으로 생긴 금융권 부채를 매달 감당하기 위해 다른 부업을 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일대에 들어선 가든파이브 한 입점상인의 모습이다. 청계천 이주상인들의 새 터전으로 마련된 가든파이브는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몇차례 정식오픈이 연기됐다. 그나마 1년 간 오픈을 연기하고 특별분양 외에 일반분양까지 도입하는 등 고육책을 쓴 끝에 분양률은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

가든파이브 사업자인 SH공사에 따르면 3월2일 현재 분양률은 라이프(LIFE)단지 58%, 웍스(WORKS)단지 87%, 툴(TOOL)단지 37% 수준이다. 분양 대비 입점률은 각각 36.57%, 86.19%, 57.47%로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가든파이브가 언제 정식오픈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SH공사 관계자는 "3월 정식오픈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아직 해결하고 보충해야 할 문제들이 남았다는 의미다.

규모뿐만이 아닌 내실 있는 동남권 최대 쇼핑몰이 되기 위해 가든파이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과 논란거리는 무엇인지 상인 측과 상가투자 전문가, 그리고 SH공사 사업관리팀 등의 의견을 들어봤다.

◆고분양가와 전용면적

가든파이브 분양이 쉽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분양가다. 청계천 이주상인들이 엄두를 내기 힘들었을 정도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전용면적 23.1㎡(7평) 기준 분양가는 평균 1억7000만원선이다.

분양가와 맞물려 지적되는 또 다른 문제점은 턱없이 좁은 전용면적이다. 이재준 가든파이브 활성화연합회 공동대표는 "실제로는 69.4㎡(21평)를 분양받아야 하므로 분양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중 실제 매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용면적은 30% 수준인 23.1m²(7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공용면적이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가들과 비교했을 때 전용면적은 보통 50%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이 상인들의 입장이다.

이에 SH공사 측은 "8360개의 매장이 밀집해야 하고 15만 여명의 유동인구를 흡수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며 "공용면적이 넓은 만큼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고 공적인 수익을 창출해 관리비 지원 등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 형평성 문제

높은 분양가와 좁은 전용면적 외에 분양 시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청계천 이주상인들을 통한 특별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일반분양을 실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특별분양가는 건설원가 대비 218%로 책정됐다. 하지만 일반분양을 하면서 재감정을 실시, 분양가가 건설원가의 140%로 내려갔다. 보상 차원에서 분양권을 받은 이주상인 및 지역 원주민들의 분양가가 오히려 더 비싸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된 것.

용덕중 가든파이브 웍스상인회 회장은 "결국 원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 일반분양가로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상 차원에서 자리가 좋지 않은 자투리 매장을, 그것도 전용면적 11.5㎡(3.5평)만을 분양받은 원주민들도 있다"고 밝혔다.

청계천 이주상인과 원주민들의 입점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한 고분양가, 좁은 전용면적, 분양 형평성 등의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결국 가든파이브 설립 초기부터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는 의미다.

◆경영의 투명성 논란

경영의 투명성 문제도 앞으로 SH공사와 상인들 간에 풀어가야 할 숙제다. 특히 상인들은 절차를 무시한 채 공용면적을 임의대로 분양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

대표적인 예가 웍스단지 1층에 마련된 홍보관이다. 당초 이곳은 분양 및 전시를 위해 마련한 공용구역이었지만, 지난달 한 웨딩컨벤션업체에 임대됐다. 또 상인들은 특정한 날을 정해 공개입찰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웍스관리법인 측은 임대소득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란 입장이다. 웍스관리법인 관계자는 "가든파이브 관리단 대표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므로 공용면적 사용 및 절차에 있어 문제가 없다"며 "상인들에게 관리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관리단 외에 관리법인이 별도로 설립된 것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SH공사 측의 사업관리팀 외에 관리단에 이어 관리법인까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특히 일부 상인들은 관리법인 임원들이 SH공사 직간접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낙한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어, 이에 대한 갈등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너진 상가 콘셉트

가든파이브가 최초 계획한 콘셉트와 무관하게 구성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청계천 이주상인들을 가든파이브로 유치하는 데 실패하자 분양은 이뤄지지 않았고, 매장을 채우는 데 급급해 기본 콘셉트와 무관한 업체들이 입점하면서 연쇄적으로 벌어진 일이다.

툴 단지의 경우 당초 청계천 이주상인들을 위한 공구전문상가로 마련됐다. 하지만 정작 툴단지를 대표하는 업체는 현재로선 웨딩홀, 스파 그리고 입점이 예정된 이마트 등이다.

아파트형공장으로 건립한 웍스단지 역시 청계천에 있던 공장들을 흡수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청계천 이주상인들의 여건상 웍스단지에 입점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입점을 고려하던 상인들 역시 협업체제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해 웍스단지 입점을 꺼린다는 것이다.

용덕중 회장은 "결국 웍스단지 입점기준이 벤처와 지식산업 업체까지 확대됐다"며 "웍스단지에는 일반 사무실 등이 상당수 자리하고 있어 아파트형공장임을 무색케 한다 "고 말했다. 그는 "웍스단지에 스크린골프장 입점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첫 단추를 잘못 채우니 가든파이브의 본질은 사라져 버렸다"고 덧붙였다.

◆빈약한 활성화 대책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운 화려한 광고, 인테리어비 및 관리비 지원, 대형 브랜드업체 유치 등으로는 가든파이브를 살리기에 부족하다. 단순히 분양 및 입점 문제만을 해결하려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란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가든파이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품이 우수하면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모이는 법이지만, 가든파이브는 투자자 모으기에만 급급하다"며 "현재 필요한 것은 상가활성화에 대한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분양과 상가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선 활성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선 대표의 견해다.

그는 "인테리어비나 관리비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가든파이브에 입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시하는 등 활성화를 위한 거시적인 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준 대표는 "지난해 집행한 광고비 327억원은 휴지조각이 된 셈이다"며 "가든파이브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상가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가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가 모여 공청회를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청계천 이주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가든파이브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청계천 이주상인 최한재 씨는 "가든파이브는 누구보다 청계천 상인들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며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원점으로 돌아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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