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헤지펀드 유로 환투기 담합 '음모론'

커지는 헤지펀드 유로 환투기 담합 '음모론'

권다희 기자
2010.03.04 15:16

WSJ 실현 가능성은 적어

헤지펀드들이 맨해튼 모처에 모여 유로화 투매를 모의한다?!

헐리웃 영화에나 나올법한 음모이론이지만, 최근 미 법무가 주요 헤지펀드들에게 두고 있는 혐의이기도 하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최근 유로화 가치 급락과 관련해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폴슨앤코, 그린라이트 캐피탈, SAC 캐피탈 등 대형 헤지펀드들이 유로화 대량 투매를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신문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들 4개 헤지펀드에 보낸 서한에서 그동안 진행한 유로 거래와 관련된 거래기록, 이메일 등의 자료를 보존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WSJ은 지난달 이들 헤지펀드 관계자들이 맨해튼 모처에서 소위 '아이디어 만찬'이란 회동을 갖고 유로 매도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헤지펀드들의 담합이 의심되는 대목은 바로 유로화 거래 물량. 국제결제은행(BI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통화 시장에서 일 거래량은 총 3조2000억 달러다. 이 중 유로가 전체 거래의 37%인 1조2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무니없는 이야기 같지만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의 '환투기' 전적을 보면 이들이 의심을 살만도 하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절상됐다고 본 소로스는 파운드를 투매해 달러를 매입했다. 영국은 당시 유럽공동체(EC)가 유럽 단일통화권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회원국의 통화가치를 연계했던 유럽환율조정체제(ERM)에 가입돼 있었다. 따라서 파운드화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소로스가 매도한 파운드화를 매입해야 했던 영국은 결국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을 견디다 못해 1992년 9월 16일 ERM 탈퇴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당시 소로스가 환거래로 벌어들인 돈은 하루 1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소로스는 태국 바트화 투기를 주도, 1997년 7월 태국 중앙은행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도록 만드는 등 외환위기를 야기했다는 비난을 받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WSJ는 헤지펀드들이 유로화 매도를 공모 했을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한다.

우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에 대한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ECB는 외환 시장에 거의 개입한 적이 없고, 따라서 1992년 영국이나 1997년 태국에서 발생했던 것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유로화 하락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도 가능하다. 최근의 국가 부채 위기는 유로화가 하락하기에 충분한 이유라는 것. 일부에서는 유로화 절하가 유로존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유로지역 경제 회복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WSJ는 이러한 이유로 법무부가 외환시장에서 담합 의혹을 밝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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