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센텀시티 쇼핑 & 몰링법

부산 센텀시티 쇼핑 & 몰링법

이정흔 기자
2010.03.11 10:02

[머니위크 커버]흥행특구 메가 쇼핑몰/ 부산 센텀시티

‘도심 속의 도시’ 센텀시티는 멀티프로젝트 도시개발구역이다. 부산 수영만 일대의 약 35만평 부지를 중심으로 IT, 영상, 전시, 컨벤션센터, 관광 엔터테인먼트, 국제 비즈니스, 상업, 주거와 관련된 복합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직은 제 모습이 갖춰지지 않아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의 주변과 달리 유독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있다. 국제전시컨벤션센터인 벡스코 맞은 편으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와 롯데백화점, 홈플러스가 나란히 서 있다.

그 중 신세계센텀시티는 교보문고와 아이스링크, 스파랜드, CGV 영화관 등 다양한 레저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실 메가 쇼핑몰치고 백화점을 끼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나 신세계 센텀시티는 건물 전체가 거대한 백화점이다. 굳이 말하자면 ‘백화점형 쇼핑몰’인 셈이다.

◆백화점이야 쇼핑몰이야?

지난 3월1일 ‘세계 최대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를 찾았다. 주변에 워낙 거대한 건물들이 포진하고 있어서인지 첫인상은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만큼 커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부를 돌아다니다 보면 ‘몰링 다이어트’란 말이 새삼 실감난다.

이곳 면적만 29만3905㎡(8만8906평) 정도. 미국 뉴욕 메이시백화점(19만8500㎡)보다 9만5405㎡이 더 큰 면적으로 지난 2009년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서울 강남구의 코엑스몰(11만90000㎡)과 비교하자면 2배를 넘는 면적이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 1층에는 식품관과 푸드홀이 들어가 있다. 현재 ‘프레쉬마켓’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한 켠으로 ‘프레쉬 마켓은 신세계 이마트와 동일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에 사는 주부 이혜옥 씨는 “이마트와 비슷한 가격대의 상품도 있지만 대체로 이마트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라며 “식품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가끔 찾지만 일상적으로 장을 보기에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층에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3대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명품 매장들이 늘어서 있다. 60개가 넘는 명품 매장은 종류만 하더라도 국내 최다. 서울보다 신상 제품이 먼저 나와 손님들을 맞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일본어 통역을 담당하는 하애라 매니저는 “특히 일본 관광객들의 경우 한 장소에서 다양한 명품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어 만족스러워 한다”며 “명품 쇼핑 때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2, 3, 4층 명품-여성-스포츠의류, 5층 남성의류, 6층 아동-골프, 7층 생활제품까지의 배치는 일반적인 백화점과 다를 바 없다. 10층에는 트리니티 스포츠클럽이 있고, 11층부터 14층까지는 골프 연습을 즐길 수 있는 골프 레인지다.

◆넓은 규모만큼 기획전도 다양, 쇼핑과 함께 여가 즐기기

7층 CGV영화관으로 들어서자 ‘몰’이 보다 분명하게 느껴진다. 연휴라 그런지 백화점과는 달리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연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7층과 8층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5층과 6층엔 식사와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씨네 드 쉐프’가 있다.

백화점이 워낙 커서 그런지 입구 또한 여러개. CGV에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죽 내려오면 백화점 쇼핑센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아래 위가 뚫려 있어 층층이 둘러쳐진 동그란 난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높이에 순간 어지럼증이 날 정도.

난간 옆으로는 백화점 기획상품들이 죽 늘어서 있다. 3만원대의 후드티부터 10만원대의 브랜드 상품들까지 다양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데 이월상품을 비롯해 백화점 브랜드를 보다 싸게 쇼핑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잘 활용해 볼만 하다.

6층엔 신세계갤러리에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 옆으로는 ‘세계 최대 백화점’이라는 글자 밑에 피아노 건반이 그려져 있다. 밟으면 소리가 나는 건반 위에서 아이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5층 교보문고를 지나 4층 아이스링크는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수많은 아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모습이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연신 자빠지면서도 잔뜩 신이 난 모습이다. 1층부터 3층까지 스파랜드는 22개의 탕과 13개의 찜질방을 갖춘 초호화 온천시설이다.

센텀시티의 홍보를 맡고 있는 안용준 과장은 “2009년 3월3일 오픈 이후 1주년을 맞아 누적 고객수만 해도 1600만명에 달한다”며 “앞으로 동북아 쇼핑 메카를 목표로 크루즈 관광과 연계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변은 한산…부동산 기대심리는 높아

신세계 센텀시티와 롯데백화점 주변으로는 하늘 높이 치솟은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대부분이 40~50층인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입주가 시작되기 전인 듯 불꺼진 창이 적지 않다. 군데군데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건물들도 있다. 휑한 가림막 뒤편으로 공사장 소음과 함께 공사장 일꾼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신세계센텀시티와 달리 주변 상가는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인근 주상복합건물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용호 사장은 “3~4년 전부터 이곳에서 운영했기 때문에 단골들 위주로 장사를 하고 있다”며 “주변 상가는 대부분 예전부터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고, 최근에는 새로 입점하는 곳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가 들어온 이후 분산 효과 때문인지 손님이 줄어 예전보다 어렵긴 하지만 가게 운영을 그만 둘 정도는 아니다”며 “울산-부산간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센텀시티가 완성되면 주변 땅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상인들 역시 정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어렵지 않으면 기대감 때문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 오는 사람들은 전세값을 포함한 초기 투자비용이 워낙 센 걸로 알고 있다"며 "권리금만 해도 3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 한다"고 밝혔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신세계센텀시티 등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주변 상가들의 시세도 많이 올랐다"며 "특히 센텀시티는 고급 주상복합 건물이 많아 대체적으로도 시세가 센 편"이라고 말했다.

이 중개업자는 “센텀시티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오를 만큼 올라서 앞으로 더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뛰어난 집객 효과, 백화점 매출에 큰 기여"

최장호 스파랜드 레저운영팀장

백화점이 찜질방을 운영한다? 신세계 센텀시티에 위치한 스파랜드는 레저시설 운영에 경험이 풍부한 조선호텔에서 위탁 경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실소유주는 신세계백화점. 그러니까 백화점 시설의 하나인 셈이다.

스파랜드를 총책임지고 경영을 맡고 있는 최장호 조선호텔 레저운영팀장은 “앞으로 이런 대규모의 여가 시설은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투자금만 85억원. 신세계센텀시티 중 스파랜드에만 투자된 금액이다.

그는 “스파랜드나 CGV는 사실 수익보다 집객 효과를 노린 시설”이라며 “당연히 개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투자금액이지만, 대기업이라 해도 85억원이나 투자해서 위락시설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한다. 센텀시티가 완성되기 전에 입점한 신세계백화점으로서는 ‘고객을 불러모아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례적인 투자를 선택한 셈이다.

그렇다면 그 효과는? 지금으로 봐선 성공적이다. 이곳은 1인당 1만2000원(주말/공휴일 1만4000원)의 가격에 이용시간 또한 4시간으로 제한된다. 스파랜드 내부에서 1만원 이상을 구매할 경우 2시간을 연장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아침 8시 이른 시간부터 안내데스크에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을 정도로 인기다.

그는 “백화점의 성공을 위해서는 스파랜드 같은 시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백화점 쇼핑을 왔다가 스파랜드에 오는 경우보다는 스파랜드를 왔다 백화점도 쇼핑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히 집계는 안되지만 백화점 매출에 스파랜드의 기여도 역시 높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팀장은 “85억원의 투자금에서 수익을 내려면 최소 연간 80만명 이상의 고객이 들어와야 한다”며 “작년에는 어려웠지만 올해는 어렵지 않게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현재도 백화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스파랜드 할인 티켓을 제공하는 등, 스파랜드와 연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 센텀시티가 국제적인 백화점으로 거듭나는 데 스파랜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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