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흥행특구 메가 쇼핑몰/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
지난 2008년 9월,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주변에 오피스텔이나 대형 상권이 없는 주택가에 들어선 탓에 많은 고객을 끌어 모으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오픈 1년을 넘어선 비트플렉스는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손님을 끌어모으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3월3일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를 찾았다.
'사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을 동시에
지하철에서 연결되는 몰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줄지어선 의류 매장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쇼핑을 즐기며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지상 2층과 3층엔 이마트몰이 들어서 있고, 로열층이라고 할 수 있는 4층엔 CGV 영화극장과 함께 전문식당가와 푸드코트가 테라스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의 쇼핑몰 동선이 지하의 푸드코트와 이마트, 2~4층의 의류 쇼핑으로 구성되는 것과 비교하자면 정 반대의 동선이다.
류필열 비트플렉스 마케팅 부장은 “외식 공간을 쇼핑하다가 부수적으로 음식을 ‘때우는’ 공간이 아니라, 음식 역시 쇼핑만큼이나 즐겨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카페에 들어온 듯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 수다를 떨기에는 그만이다. 푸드코트 옆으로는 널따란 테라스가 펼쳐져 야외전경 또한 함께 즐길 수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다양한 의류 브랜드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의류브랜드몰이라 할 수 있는 '엔터6'가 입점해 있다. 쇼핑 스트리트처럼 꾸며진 넓은 복도를 중심으로 나이키, 리바이스 등 100여개의 의류 브랜드 정품 매장들이 자리 잡고 있어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만치 않은 편이다. 흔히들 떠올리는 지하철 역사 내의 보세의류를 생각하고 왔다간 헛걸음할 수도 있다.

아빠는 골프치고, 아이는 물놀이하고
4층 영화관을 지나 넓은 야외 테라스를 통과하면 찜질방과 피트니스 그리고 아이들 물놀이를 위한 워터파크 ‘포시즌’이 나온다. 대형 관광지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옥상의 야외풀장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풀장을 구비하고 있어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기에는 충분하다.
7층부터 9층까지 이어진 ‘골프돔’ 또한 비트플렉스의 자랑이다. 도심에서는 드물게 돔 형태의 대형 실내골프연습장을 구비하고 있어 평일 낮 시간부터 골프연습에 한창인 사람들로 붐빈다. 근처 주택가의 30~40대 직장인 남성들은 물론 최근에는 강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곳 골프연습장을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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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더라도 주차장과 동선이 짧다는 것 또한 이곳의 장점 중 하나. 매 층마다 야외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영화관이나 골프돔 등 목적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가 가능하다. 류필열 부장은 “고객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며 "이곳에서 물건을 구매하든 하지 않든, 1시간 동안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점도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뚝섬과 연계, 상권 커질 듯
비트플렉스는 민자역사인만큼 도시철도공단의 관리를 받는 국유지다. 현재 몰 내의 분양이나 입점관리는 비트플렉스 측이 맡고 있다. 류 부장은 “분양 브로커를 중간에 끼지 않고 직접 분양을 관리했다. 현재 우리측에서 말하는 입점은 100% 다 된 상태”라며 “다만 임대를 받은 투자자가 재임대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전체 4만4162 ㎡ 면적 중 약 60~70평(약 231㎡) 정도가 비어있는 상태”라고 설명한다.
평일 낮 시간이기 때문인지 몇몇 매장을 제외하곤 크게 붐비는 모습은 아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둑어둑해지자 교복 입은 학생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이마트를 찾은 가족단위 손님들도 점차 눈에 띄기 시작한다.
류 부장은 “오픈 초기만 하더라도 주중에는 손님이 없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말과 비교해 70% 정도까지 이용 고객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변에 대형 상권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지금은 독점 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다”며 “먹거리나 쇼핑을 즐길만한 대체 쇼핑 장소가 없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분당선 개통, 왕십리 뉴타운 개발을 비롯해 호재가 많다”며 “특히 분당선이 연결되면 주상복합형타운이 들어서는 뚝섬을 비롯해 상권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명한 상가 분양,관리로 신뢰"
나성윤(비트플렉스 휴대폰 매장 운영) 씨

비트플렉스 3층 잡화 매장에서 핸드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성윤 사장. 인터뷰를 위해 짬을 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쉴 새 없이 전화를 받고 손님을 맞이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올해로 10년 넘게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사실 이전에도 전문 전자상가에서 매장을 운영하다 실패를 맛본 쓰라린 기억이 있다. 아무것도 남은 것 없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참담한 심정에서, 재기를 위해 새롭게 자리를 잡은 곳인 셈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지 2년 정도 됐다는 나 사장은 “예전 전자상가에서 어려움을 겪다 나를 따라 이곳으로 넘어 온 분들이 꽤 된다”며 “그분들이 나를 볼 때마다 고맙다고 말한다. 나 역시 이곳에 와서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재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가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중간 브로커 없이 비트플렉스 측에서 직접 분양이나 입점을 도맡고 있다는 것. 그는 “어려울 때 시작한 만큼 초기자본금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중간에 불필요한 거품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다"며 "3층 휴대폰 매장의 경우 똑같은 임대 조건을 적용 받은 것으로 아는데, 그만큼 투명하게 관리가 된다는 점에서도 믿음이 갔다"고 설명했다.
물론 예전에 전자상가가 한창 붐을 일으킬 때처럼 손님이 끊임없이 붐비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변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단골손님들이 늘어가는 편이다.
다만, 구매자들의 성향이 전자상가와는 다르다 보니 자리의 영향을 적잖이 받는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는 “전자상가 같은 경우 손님들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가격을 물어보고 휴대폰을 구매하는 성향이 강했다면, 이곳은 처음 방문하는 집에서 간편하게 휴대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입구 쪽에 자리 잡은 가게보다는 뒤편이나 후미진 곳에 위치한 가게들이 불리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실제로 이곳에서 가장 많은 단골을 갖고 있는 가게는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다”며 “장사하는 사람은 친절이 최고의 무기다. 자신만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