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한 ELW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한 ELW

김부원 기자
2010.04.14 09:26

[머니위크 커버]화끈한 재테크/ ELW 투자

모 증권사에 근무하는 최용준(가명) 씨는 올해 초 ELW(주식워런트증권) 투자로 하루만에 100% 수익을 올린 바 있다. K사에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다음날 2000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당시 K사에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몰리면서 과대평가됐다고 판단한 최씨는 가격 거품이 빠지기 전 매도해 수익을 챙겼다.

1000만원이 하루 사이 2000만원이 되는 것을 보면서 ELW의 맛을 봤기 때문에 최씨의 욕심도 커졌다. 며칠 뒤 그는 D건설사 ELW에 투자했다. 이번에도 100% 수익을 낸다면 새 자가용도 살 수 있겠다는 꿈에 한 동안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D사의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프리미엄만 계속 빠져 나갔다. 단가를 낮추기 위해 최씨는 D사 ELW를 조금씩 계속 사들였고, 어느새 투자금은 1500만원까지 늘었다. 그리고 한 달 뒤 D사 ELW 만기일, 그의 투자금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겨우 한두 달 사이 최씨는 "ELW 투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최씨의 뒤늦은 후회

"증권사의 한 동료는 한 달 만에 ELW투자로 4000만원을 날리고, 결국 회사까지 그만뒀습니다. 자신의 투자 실력에 회의를 느끼고 증권사를 떠나기로 결심한 거죠. 소위 투자전문가라고 하는 증권맨들도 ELW를 성공적으로 투자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ELW 투자의 위험과 어려움에 대해 최씨가 밝힌 경험담이다. 일단 그는 지나치게 욕심이 컸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ELW가 레버리지가 큰 상품이기 때문에 한 번에 큰 수익을 내겠다며 욕심을 앞세웠다는 것.

최씨가 이어 지적한 자신의 실수는 바로 만기가 짧은 ELW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만기가 짧을수록 레버리지가 크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욕심을 내게 된다는 것. 최씨가 D사 ELW에 투자했을 당시는 만기일이 한 달 가량 밖에 남지 않은 시기였다고 한다.

그는 만기가 적어도 6개월 이상 남은 ELW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증시가 어떻게 변할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만기가 짧은 ELW에 투자하는 것은 도박과 다를 바 없다.

최대한 빨리 손절매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최씨는 후회했다. 그는 "일반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ELW 역시 5%선에서 손절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레버리지가 뭐길래

최씨를 비롯해 많은 투자자들이 ELW투자에 빠져드는 이유는 바로 레버리지 효과 때문이다. 그렇다면 ELW의 레버리지 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H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전환비율 1인 ELW를 예로 들어보자. 만기 1년, 행사가 1만원, ELW 현재가는 1000원으로 가정한다. 이런 경우 만약 주식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 투자자들은 H 주식을 사거나 콜ELW를 살 수 있다.

1년 후 H주가가 1만3000원으로 뛰었다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30%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반면 1000원을 투자해 콜ELW를 샀다면 수익률은 달라진다. 만기 기초 자산의 가격(1만3000원)에서 행사가격(1만원)과 ELW 매입가격(1000원)을 제한 수치가 ELW의 수익(2000원)이다. 즉, 1000원을 투자한 콜ELW의 경우 초기자본 대비 200%의 수익을 낸 것이다.

투자위험이 한정돼 있다는 점도 ELW의 매력이다. 위의 경우에서 만약 1년 뒤 H주가가 20% 하락해 8000원이 됐다면, 1만원에 주식을 샀던 사람의 손실은 2000원이다. 반면 ELW 투자자의 손실은 매입가격 1000원이다.

즉, 동일한 주식 수에 해당하는 ELW와 주식투자를 비교했을 경우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은 주가가 하락하는 만큼 모두 손실이다. 하지만 ELW의 손실은 최초 투자금액으로 제한된다. 이것이 ELW 투자의 대표적 특징인 제한된 손실위험이다.

다만 주식은 만기가 없기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주가가 반등할 때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ELW는 만기 때 투자금액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씨가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것도 ELW의 이같은 속성 때문이다.

◆리스크를 바로 알자

이밖에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ELW의 위험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한국거래소가 펴낸<ELW 시장의 이해>에는 시장상황이 돌변할 경우 주가의 변동폭보다 더 큰 폭으로 ELW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또 ELW의 가치가 비록 회사의 주식가격에 따라 결정되지만 ELW 보유자는 회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므로 의결권, 배당청구권 등 주주로서의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

저가 ELW의 속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100원 미만의 저가 ELW는 레버리지가 높아도 최소호가 단위인 5원 이상 움직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기초자산에 큰 변동이 없다면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유동성 공급물량 전부 매출로 인한 가격왜곡, 유동성 공급 금지기간 동안 가격왜곡, 유동성 공급자의 헤지 활동에 따른 호가 변동 등도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위험요인이다. 이밖에 ELW 투자자들은 권리행사 가격 및 전환비율 변경, 만기평가일 변경, 최종거래일 변경, 기업 분할 등 기업이벤트가 발생하면서 권리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 ELW(주식워런트증권)는 'Equity Linked Warrant'의 약자로, 주식 및 주가지수 등의 기초자산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점(만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에 사거나(Call) 팔(Put) 수 있는 권리(옵션)를 나타내는 증권이다. 거래소에서 요구하는 일정 조건을 갖출 경우 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므로, 일반투자자들도 기존 주식 계좌를 이용해 주식과 동일하게 매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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