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금속', '나는 원유'에 올라타기

'뛰는 금속', '나는 원유'에 올라타기

배현정 기자
2010.04.14 10:51

[머니위크 커버]화끈한 재테크/ 원자재 투자

"만약 부동산을 사야겠다면 농촌 혹은 광산자원이 풍부한 지방에 사라. 주식을 사야겠다면 다시 크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라. (직업을 바꾸겠다면) 농민이 되길 고려해 봐라."

지난해 가을 광저우(广州)에서 열린 '중국 국제금융서비스 무역간담회'에서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한 말이다. '상품'이 최고 투자대상이 되는 "상품랠리가 10년 이상 갈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품랠리의 서막인가. 최근 원자재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제조업 지표가 호전되면서 원유와 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4월6일 배럴당 86.8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8일(88.95달러) 이후 18개월만의 최고가다. 금속의 상승세도 만만찮다. 지난 3월 한달간 8.9%나 뛰어오른 알루미늄 가격의 상승세는 4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4월6일 기준 톤당 2330달러로 3월말 대비 0.3% 올랐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시작이라는 점.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이제 막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원자재 수요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원자재플레이션' '아이언플레이션'이란 용어들이 경제 키워드로 새롭게 뜨고 있다.

◆ 인플레이션 대비, 원자재 투자는 어떻게?

"용기 있는 자가 재물(수익)을 얻는다." 고위험 투자상품의 대명사인 '원자재'가 다시 투자대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워낙 출렁임이 심해 안전제일주의의 투자자들이 가까이하기엔 다소 껄끄러운 대상으로 여겨졌지만, 원자재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원자재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사실 원자재 투자의 방법은 그리 다양한 편이 아니다. 개인이 원자재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방법은 원자재펀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원자재값 상승에 힘입어 이미 상당수 원자재 펀드들이 수익률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려놓으며 힘찬 기지개를 켰다.

펀드평가사 제로인(4월7일 기준)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인 '푸르덴셜 글로벌 천연자원 증권 전환형 자산A형'의 1개월 수익률은 9.84%,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산'의 1개월 수익률은 9.76%를 기록 중이다. 파생상품 펀드인 '삼성WTI원유특별자산1호'도 7.16%의 양호한 수익률을 보인다. 특히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산'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이 26.08%, 1년 수익률은 69.61%에 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원자재 펀드 투자의 핵심은 변동성 줄이기.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원자재펀드에 투자한다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또한 에너지, 금속, 농산물 등 한 분야에 집중투자하기보다 여러 대상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자재펀드에 투자할 때는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원자재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인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원자재 관련 지수의 등락을 좇아가는 원자재펀드가 알맞다. 펀드 이름에 파생상품이 들어간다.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자재 가격 말고도 기업 주가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조성배 동양종금증권 대체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만일 기업 상황이 좋은 쪽에 투자할 경우 '원자재값+&'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기업에 투자하면 원자재값이 상승한다고 해도 손실을 입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망은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쪽이 더 밝다.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재테크팀장과 조성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기업의 주가가 좋아지고 있어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DLS로 '안전하게', 골드ETF로 '금을 주식처럼'

'펀드는 식상하다고?' 그렇다면 파생상품연계증권(DLS)을 통한 원자재 투자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DLS는 가입시점에 기준지수를 확정하고 만기 또는 특정 시점의 지수와 비교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예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상품. 기초 자산이 다르다는 점을 빼면 ELS와 유사하다. 이러한 DLS는 원금 보장형 상품이 많아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 특히 반길만한 상품이다.

실제 신한금융투자가 4월9일까지 판매한 DLS(파생결합증권) 95호는 백금을 기초 자산으로 (1년 만기까지 유지 시) 원금은 보장 받을 수 있으면서 최고 연 2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대식 신한금융투자 FICC부 대리는 "DLS는 이번에 나온 백금 상품 외에도 니켈, 금리 등 일반 개인의 접근이 어려운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면서 "낮은 금리의 예금이나 현 주가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상품으로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원자재에 투자할 수도 있다. 종전에는 국내ETF 중 원자재 관련 상품이 없어 해외ETF를 통해 원자재에 투자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에서 국내 최초의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인 '하이셰어 골드(HiShares Gold)'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국제 금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환전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국내 장중에 형성된 국제 금의 시세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개인이 HTS를 활용할 경우 해외주식주문수수료 약 0.5%내외보다 저렴한 국내주식주문수수료(최저 HTS수수료 0.015%)를 활용해 수수료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 거래는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차종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AI팀장은 "거래상대방의 부도가 날 경우에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국내은행의 골드뱅킹과 달리 '하이셰어 골드ETF'는 거래상대방 위험이 없는 실물 금에 투자하는 구조의 금융상품"으로 "금 가격 상승 시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 아이언플레이션철강(Iron)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 철강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 DLS(Derivative Linked Securities)이자율, 통화(환율), 신용위험지표(기업신용등급의 변동, 파산 등), 실물자산(금, 원유 등)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 기초자산의 차이를 제외한 다른 특징들은 ELS(주가연계증권)와 동일하다.

*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ETF는 일반 주식과 같이 거래되지만 회사의 주식이 아니라 특정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수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덱스펀드. 기존의 인덱스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하기 때문에 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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