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288명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지난 5년간 M&A를 경험한 기업은 42%였던 데 비해 향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68%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M&A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M&A 경험이 있는 기업 중 86%는 또 다른 M&A를 계획하고 있으며 경험이 없는 기업들도 54%가 새로 M&A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M&A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기업들의 M&A 건수는 경제규모에 비해 아직 적은 편이다. 국내 기업간 M&A 건수는 세계 32위이며 해외 M&A 건수는 38위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제도와 금융인프라 등 외부요인보다는 경험부족과 보수적 조직문화 등을 꼽았다. 특히 구조조정 차원의 대형 매물을 무리하게 인수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일부 기업의 사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M&A에 소극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은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에게도 일부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인수가격을 책정하는 데 있어 특히 그렇다. 나중에 비싸게 샀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게 되면서 매물에 대한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워지고 결국 자금 사정이 좋아도 쉽게 '지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은포스코(462,000원 ▼7,000 -1.49%)와 롯데, 막강한 현금 보유력을 자랑하는 두 기업들의 참여로 근래에 드물게 딜 다운 딜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과연 얼마를 써내야 하는지 고심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미얀마 가스전과 교보생명 지분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어렵다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더 큰 원인은 비싸게 샀다는 훗날의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전략적 가치는 당장 숫자로 산출할 수 없는 것이다.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되는 만큼 과감하게 적어낼 필요도 있다. 정말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M&A라면 비싼 가격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