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상승 둔화.. '저금리 유지' 명분 쌓인다

美 물가 상승 둔화.. '저금리 유지' 명분 쌓인다

안정준 기자
2010.05.17 09:22

고용시장 회복 소비시장 개선 이끌기엔 아직 부족…4월 CPI 전달比 마이너스 예상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 속도가 경제 전반의 활성화를 이끌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4월 일자리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핵심 물가지표는 오히려 수요 위축을 가리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소매업체들도 잇따라 우울한 실적 전망을 발표하며 고용시장의 회복이 실질 수요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달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에서도 제로금리 유지가 재확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전문가 설문조사를 인용해 오는 19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월 대비 -0.1%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CPI는 지난해 3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전달 대비 하락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물론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4월 CPI는 전월과 같은 수준인 0.1%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월 고용지표 발표 후 소비시장이 큰 폭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에 비춰볼 때 물가지표가 전달 수준을 기록한다 해도 실망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더욱이 소비자 물가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는 핵심 CPI는 이례적 부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CPI는 전체 CPI에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물가지표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체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대비 1% 상승하는데 그쳐 44년래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할 경우 실제 물가 상승효과는 미미하다는 증거로 지난해 실제로 에너지 가격은 18% 급등한 반면 CPI는 1% 상승한데 그쳤다. 금융위기 이후 물가 상승세가 에너지 가격 강세에 따른 착시효과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회복세가 당초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해 4월 소비지표 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MF 글로벌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 둔화는 지지부진한 고용시장 회복세에 따른 수요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라며 "수요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매업체들도 소비시장 개선이 더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어닝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메이시, JC페니, 노드스트롬 등 주요 소매업체들은 1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달 FOMC에서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존의 제로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고용시장 개선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연준이 제로금리 유지를 재확인한 것도 고용시장 회복이 실제 소비시장 회복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아직 확립되지 못했다는 입장이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연준 내에서 발언력이 큰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최소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내려갈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15일 "현재 물가상승률과 경제 성장속도를 감안할 때 제로수준의 금리는 적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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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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