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Company/ LG, GS, LG, LIG 작명의 숨은 뜻
기업과 사명(社名)은 한몸이다. 사명을 잘 지으면 장사든 사업이든 반은 해낸 것이다. 기업과 그룹의 CI(Corporate Identity) 작업이 강조되는 이유기도 하다. 정명(正名)이라는 말도 있다. 사전상으로는 ‘명칭에 상응하는 실질의 존재’라는 딱딱한 철학적 뜻이 있지만 실제 성격에 맞게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
이 같은 상식과 달리 사명에 모호함이 깔려있는 그룹들이 있다. 과거 럭키금성으로 한뿌리였던 LG그룹, GS그룹, LS그룹, LIG그룹이 그들이다. 이들은 1990~2000년대를 거치며 그룹명을 바꾸거나 차례차례 분가(계열분리)했다.
럭키금성이 LG로 바뀐 것이 첫번째(1995년)였고 이어서 LG화재(현재 LIG손해보험)가 계열분리(1999년)됐다. 또 LS그룹(당시 LG전선, LG산전 등)이 계열분리된 것은 2003년이었고, LG와 GS가 분리된 것은 2004년이었다.
분리 전후 각자의 위치에서 굳건하게 자리 잡은 이들은 사명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외형상 연원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로 새로운 의미를 차례로 부여하는 사명 실험을 벌이는 것이다.

◇럭키금성서 LG로…히트작 'Life is Good'
LG(86,500원 ▲1,700 +2%)는 본래 1947년 부산에서 락희화학공업사로 출범한 환갑이 넘은 기업이다. 락희는 럭키를 음차한 것으로 樂喜(럭키)라고 썼다. 치약, 크림 등을 생산하던 락희화학은 1958년 금성사를 설립했다. 라디오와 선풍기, 전화기를 생산(1959~1961년) 했고 모두 국내 최초였다. 양사 등을 기반으로 1974년부터 럭키그룹으로 호칭됐다. 그뒤 1984년 럭키에서 럭키금성으로 바뀌었다.
럭키금성은 1995년 구본무 회장 취임을 전후해 LG로 새롭게 출발했다. 정도경영, 일등LG 등이 당시 제시된 목표였다. ‘럭키’(Lucky)와 ‘금성’(Goldstar)의 첫 알파벳을 땄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LG쪽은 이를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심볼마크를 통해 ‘L과 G를 둥근 원 속에 형상화시켜 인간이 그룹 경영의 중심에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 정도가 대체적인 설명이다.
1990년대를 관통하며LG전자(108,300원 ▼500 -0.46%),LG화학(304,500원 ▲2,500 +0.83%)등 주력계열사의 수출과 내수를 통해 크게 성장한 LG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할 필요성도 생겼다. 생활 가전 등이 중심이었던 LG전자가 선두에 섰고 LG를 'Life is Good'(멋진 생활)으로 변용했다.
2004년부터 LG의 영문을 다른 뜻으로 풀어 쓴 'Life is Good'이란 슬로건이 널리 쓰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시기 전후에 LG전자는 LG에어컨 세계판매 1위 달성(2000년), 미국 CDMA 휴대폰시장점유율 1위 달성(2003년), 세계 최초 지상파 DMB폰 개발(2004년), 전 세계 CDMA시장점유율 1위(2005년) 등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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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전처럼 'Life is Good'은 두루 쓰이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해외에서는 LG하면 'Life is Good'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다. 주로 LG전자에서긴 하지만 다양한 변용도 진행된다. 월드컵,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마케팅과 연결 지으며 LG를 'Love the Game'으로 연상시키는 노력도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GS, 멋진 서비스(Good Service)로 재계 톱5
2005년 3월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을 연GS(63,300원 ▲500 +0.8%)는 당시 에너지ㆍ유통분야의 선도기업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고객과 함께 내일을 꿈꾸며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창조한다는 경영이념도 제시했다.
GS는 흔히 GoldStar(금성사의 영문표현)의 약자라는 해석이 많았지만 이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생활에 편리함, 편안함, 즐거움을 주는 생활가치 향상을 목표로 'Good Service'의 GS라는 부연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GS는 재계 톱5 위상 확보, 기업 선호도 1위 달성 등을 경영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룹에서는 이처럼 명칭을 두고 조심스럽지만 계열사에서는 다양한 변용을 시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GS자산운용이 2008년 9월에 내놓은 골드스코프펀드다.
당시 GS자산운용은 "펀드 명에 상징적으로 표현된 '골드스코프(Gold Scope)'는 GS자산운용의 사명을 토대로 만들어진 고유 브랜드"라며 "'부'를 상징하는 '골드(Gold)'와 '시야'를 나타내는 '스코프(Scope)'가 합해져 '시장을 꿰뚫어 보는 눈'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GS자산운용이 그룹 내에서는 신설사지만 위상을 튼튼히 해 그룹의 수익기반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GS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내놓기도 했다.

◇LS, 리딩 솔루션 공식화…미래를 향한 전진
GS와 달리 LS는 사명에 대해서는 상당히 적극적이다. LG와 GS의 끝글자만 딴 것이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했던 LS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사업구조를 기존 장치(Device) 중심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바꾼다는 뜻에서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을 표어로 내세웠고 머리글자인 LS를 그룹명으로 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그룹의 CI에서도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기업의 강한 의지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무한 성장기업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화살표를 덧붙이기도 했다.
구자홍 그룹 회장도 작명에 있어서 적극적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연말 LS전선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해저케이블팀명을 '블루오션팀'이라고 짓기도 했고 LS엠트론의 트랙터사업팀에는 '레우스(Leus)'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트랙터사업의 세계시장 제패를 꿈꾼다는 의미에서 'Land'와 'Xeus'를 합친 것이라는 게 그룹 쪽 설명이다.

◇LIG, Life Is Great-으뜸 보험사
금융과 방위산업, 건설, IT,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LIG그룹은 1999년 LG화재과 LG그룹의 분리가 그룹의 시작이다. 그룹의 주축인 LG화재는 2006년LIG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바꿨다.
그룹 계열사 중 LIG라는 명칭을 처음 쓴 회사는 LIG시스템(2004년)이다. LIG는 'Life Is Great' 등 여러 의미로 쓰였지만 ‘L’G와 ‘G’S와의 연관성을 강조한 사명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2005년에는 LG화재의 미국 현지 관리법인이 설립됐다. 사명은 영문으로 ‘Leading Insurance Services, Inc.’였다. LI에 '으뜸 보험사'라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2009년 1월부터는 LIG그룹의 통합 슬로건인 LIG for Tommorrow가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LG그룹, GS그룹, LS그룹, LIG그룹은 비슷하지만 또 다르다. 모호함 속에서 각 그룹들의 승부수가 고스란히 이름 속에 배어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