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김윤규號' 샤인시스템 상장폐지
"금강산에서 골프도 치고 해수욕도 할 날이 머지 않았다"
-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대북사업의 '전령사'로 불리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재기무대였던샤인시스템이 결국 지난주 상장폐지 대상으로 확정됐습니다.
국민의 정부시절 남북경협사업 단장을 맡았던 김 전 부회장은 2005년말 현대아산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코스닥 상장사인 샤인시스템 회장에 오르며 '김윤규호(號)'의 재시동을 걸었습니다. 샤인시스템은 샤시 전문 업체로, 시스템·플라스틱·발코니 창호 등을 생산하는 건설관련 업체입니다.
김 회장이 대북사업을 위해 설립한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은 2008년 김진오 전 대표이사와 함께 샤인시스템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샤인시스템은 아천글로벌 코퍼레이션의 계열사인 아천세양건설산업 주식 73.8%를 취득하며 계열사에 추가했고,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5년말 현대그룹 대북사업 관련 비리에 연루되면서 현대아산과는 결별했지만 김 회장의 대북사업을 위한 꿈은 계속됐습니다. 자신의 회사인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을 통해 북한 농수산물을 유통하고, 북한 동해 모래 반입 사업을 추진하던 김 회장은 남북 교역 사업을 계속해가면서 개성공단 건설사업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김 회장은 2008년 1월 샤인시스템을 인수한 뒤 북한 인력을 활용해 중동, 두바이, 카자흐스탄 등 해외 건설시장에 진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2008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두바이에 북한 건설업체인 평양건설, 남강건설 등과 특수목적 회사(SPC)를 세운 뒤 2∼3만명의 북한 노동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등지와 리비아 등 해외사업현장에도 북한 인력을 파견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12월 아천세양건설은 부도를 맞았고, 2009년 3월 회생을 신청했지만 모회사인 샤인시스템은 계속 적자에 허덕여야했습니다. 결국 2009사업연도에는 자본전액 잠식,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고, 2010년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샤인시스템은 이의를 신청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생절차도 밟기도 했지만,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주 상장위원회에서도 상장폐지가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2007년 6월 활황기. 김 회장이 인수하기 전 27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샤인시스템 주가는 현재 11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시가총액은 2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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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김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을 추진하던 최대주주 김진오 사장은 자금난을 겪으면서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고, 이를 갚지 못하자 채권자들이 주식을 처분,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이후에도 최대주주와 경영권은 4차례나 변경되는 혼란이 계속됐습니다. 생존을 위해 기존 주력사업을 강화하면서 대한민국재향군인회와 창호사업부문 공동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신사업으로 유비쿼터스·3D관련 사업도 벌였습니다. 하지만 끝내 거래소의 퇴출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천안함 사건 등으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은 2010년의 초여름. 금강산에서 자유롭게 골프도 치고 해수욕도 하게 만들겠다던 한 '대북 전령사'의 꿈은 이렇게 안타깝게 사그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