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도입, 조선·해운업 '맑음' 건설'흐림'

IFRS도입, 조선·해운업 '맑음' 건설'흐림'

원정호 기자
2010.06.30 08:01

[IFRS, 투자 포인트③]업종별 수혜·소외 전망은

[편집자주] 증시 투자자라면 국제회계기준(IFRS)이라는 회계용어를 한 번 쯤을 접해봤을 것입니다.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IFRS를 적용한 실적보고서를 의무적으로 내야 합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굵직한 기업들은 IFRS를 적용한 올해 1분기 실적을 이미 공개했습니다. 그럼에도 대다수 투자자에게 IFRS는 여전히 생소하기만 합니다. 회계기준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부를 수 있는 IFRS적용에 따른 변화 포인트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IFRS 도입에 따라 예상되는 변화와 투자 포인트를 투자자의 '눈높이'에서 제공하는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1

올해부터 IFRS를 조기 적용한STX엔진(29,600원 ▼200 -0.67%)은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연결실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057억원, 12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각각 24%, 98% 감소했다.

이는 매출과 이익 인식 방법이 기존 공정진행률(진행 기준에 따른 인식)에서 인도 기준으로 바뀐 영향이 가장 컸다. 인도 이전 작업량이 분기 매출에서 제외된 것이다. 물론 작년 1분기 실적도 IFRS에 기초해 작성했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인력과 시간 부족으로 작년실적을 올해처럼 엄격히 적용하지 못했다"면서 "어닝쇼크 주요 원인은 IFRS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2

자동차용 고무생산업체화승알앤에이(3,055원 ▲80 +2.69%)는 IFRS를 조기 적용하면서 기업 규모에 대한 재평가를 했다.

작년 1분기 개별실적 기준 매출액 665억원, 영업이익 24억원에 그치던 회사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665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올려 외형이 확대됐다. 100% 자회사 17곳이 연결대상에 포함돼서다.

이처럼 올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조기 도입한 상장사들의 실적은 적잖은 변화를 보여줬다. 내년부터 모든 상장사에 IFRS가 의무 도입되면 업종별 기업별로 전방위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과 손해보험업은 부정적이다. 우량 자회사를 보유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정보기술(IT)업종이 수혜를 볼수 있다. 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연결 재무제표로 모회사 실적에 반영할 수 있어서다. 외화부채가 많은 해운 철강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건설업, 부채비율 상승 불가피

회계 전문가들은 IFRS 적용으로 실적 변화가 가장 클 업종으로 건설을 꼽는다. 종전 건설사 매출은 공사진행 정도를 기준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제는 분양공사는 일반 재화 판매로 보고 완공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이 계산된다. 관련 투입원가와 분양대금 회수는 완성시점까지 각각 재고자산 및 선수금으로 계상되고 , 완성시 일시에 수익으로 인식하므로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다만 매수자가 주요 설계 구조를 변경할 수 있을 경우 공사진행 정도로 수익을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선업은 매입자가 선박의 주요 설계구조를 지정할 수 있거나 건조 과정에서 구조변경을 요청할 수 있어 진행기준으로 수익을 인식한다.

건설업은 또한 특수목적법인(SPC)도 연결 대상에 포함돼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위한 SPC자금 등이 부채로 포함되고 시행사 지급 보증이나 소송에 대한 우발 채무가 부채로 연결돼 부채 비율 증가가 예상된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이사는 "IFRS 도입시 재무 변동성이 가장 큰 업종이 건설업"이라며 "IFRS 도입이 견실한 건설사에 대한 변별 우위를 보여주기 보다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자선호도를 낮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 세금증가 가능성 대두

보험업종도 세금 증가가 예상된다. IFRS에 따르면 비상위험준비금에 대한 계정항목이 부채에서 자본으로 인식돼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비상위험준비금이란 보험회사에서 이상위험에 따른 보험금 지급에 대비, 통상의 책임준비금과는 별도로 적립하는 준비금이다. 큰 화재나 홍수가 발생하면 그 손해에 대한 보험금의 지급이 너무 커 보통의 책임준비금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에 적립한 돈이다.

지금은 비상위험준비금을 앞으로 지급할 보험금으로 보고 부채로 인식하고 과세대상에서 제외하지만 IFRS에서는 이를 자본으로 인식해 당기순익에 포함, 과세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질적인 변화없이 단순히 회계상의 변화로 납부세액이 변동돼선 안된다는 주장이 있어 향후 경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선·해운업, 외화환산손실 부담 덜어

회계 전문가들은 기능통화가 도입되는 조선 해운업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기능통화 회계제도란 연중에는 회계장부를 기능통화로 작성,관리하고 결산일에 우리나라 표시통화인 원화로 환산하는 회계제도다.

현행 회계기준에 따르면 대부분의 매출과 매입을 외화로 결제하는 기업이더라도 기중에 원화로 회계장부를 작성하고 결산시 다시 환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에 대한 적용환율이 달라 통상 외화환산 손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IFRS에 따라 기능통화제가 도입되면 외화환산 손익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기능통화제의 실질적인 수혜는 조선, 해운업종과 같이 국내에 본사를 두고 해외에서 주된 영업활동을 하며, 주로 외화로 결제하는 기업이 본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의 경우 기능통화제 도입으로 환율변동에 따른 재무제표의 왜곡없이 거래의 실질적 내용을 보다 잘 반영하는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 자산 부채 증가 및 충당금 감소 효과 예상

은행업은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대손충당금의 경우, 현행 기업회계기준은 감독당국의 재량이나 미래의 예상손실에 기반해 적립기준을 설정하지만, IFRS는 현시점의 실제 발생손실에 바탕을 두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한다. 때문에 금융기관의 충당금 적립의무는 감소할 것으로 보여 자본 증가 요인이 된다.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그동안 부실채권을 SPC 등에 매각처리했던 기존 방법은 연결재무제표가 도입되는 탓에 소용이 없게 됐다. SPC가 연결범위에 포함되므로 매각거래로 인정되지 않아 부실자산이 다시 은행계정으로 환원된다.

SPC PFV 등에 대한 은행의 지급보증에 대해 현행 기준은 주석공시만 하고 있으나 IFRS에선 이런 금융보증계약에 대해 공정가액을 충당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이들 특수목적회사도 연결범위에 포함돼 관련 자산 부채 등이 모회사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밖에 IFRS로 인해 연결범위가 확대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 종 하나가 자동차, IT 등 해외 자회사들이 많은 기업들이다. 기존 규정으로 제외됐던 다수의 해외법인들이 연결범위에 포함되면서 우량한 회사를 가진 기업은 재무제표에 긍정적으로, 반대로 불량한 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부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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