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놓은 주가누르기 방지법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상속·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가를 일부러 낮춘 사실이 적발되면 세금을 중과하는 방안이다. 한국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으로 주가누르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이는 그대로 둔 채 기업에만 책임을 물었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 또는 10%(코스닥)에 해당하는 저PBR 기업에 대해 주가누르기를 했다고 추정한다. 최근 1년간 중복 상장·교환사채 발행 등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행위가 있었거나, 시가 평가액이 최근 3년간 30% 이상 하락했을 경우도 포함된다. 저PBR 기업은 최근 6개월~6년6개월간 종가 평균과 현행 평가 방법에 따른 시가의 1.3배 중 더 큰 금액으로 상속재산가액을 결정한다. 철강·유통·건설 등 산업 구조상 PBR이 낮게 형성되는 업종을 고려해 일괄적으로 PBR 0.8배(이소영 의원안)를 적용하지 않고 업종별 하위 25%·10%를 제시했지만, 허점은 그대로 남았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안을 비판하며 대표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기업 실질가치를 반영한 평가 하한 도입, 경영난 기업 예외 인정과 최대주주 20% 할증 과세 폐지를 담았다.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최대주주 할증 20%가 적용되면 실효세율이 최대 60%로 OECD 1위다. 이에 할증부터 폐지해서 부담을 낮추자는 주장이다. 평가기준으로는 업종별 하위 몇 %가 아니라 상장주식 주가가 세법상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으면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적용하도록 명시했다. 주가누르기의 유인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세율 인하가 곧 세수 감소는 아니다. 지난달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국회토론회에서 OECD 평균(26.5%)의 두 배인 상속세율을 30%로 낮추면 과세기반이 200조원 늘며 장기적으로는 세수가 오히려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상속세 인하는 담지 않았다. 주가를 누를 유인을 만든 것은 상속세율인데, 정작 원인은 놔 둔채 행위만 겨냥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최대주주 20% 할증 폐지부터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