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황금투자법/ 전문가 5인의 금시장 전망
금(金)의 시대다. 금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금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어떤 재테크 수단이든 올바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향후 시장 움직임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도 요구된다.
그렇다면 금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은행과 증권업계의 금 전문가 5명에게 물었다. 대체적인 의견은 금값이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여전히 유망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금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고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도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금 직접투자보다는 적립식 펀드나 적금 등을 통한 꾸준한 투자를 권했다.
◆김진복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과장
"단기적으로 성급한 매수 자제하라"

2009~2010년 금값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달러화 가치 하락 전망이다. 2008년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미국이 떠안게 된 많은 부채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의 부채상환 능력과 기축통화인 달러화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했다. 달러화 가치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은 금 투자를 확대했고,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도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려감에 따라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달러화를 대신할 기축통화가 없다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달러화 가치 하락은 예상만큼 큰 폭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2009년 말 이후 미국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보다 경기회복 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이동했다. 결국 금값 상승세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 3월 이후 불거진 그리스 재정위기는 안전자산인 금의 메리트를 다시 부각시켰고, 유로화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금 투자로 유인했다. 더구나 그리스 재정위기가 다른 유럽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컸다. 결국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던지며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려들었고, 금값은 연일 고점을 경신했다.
그렇지만 금값은 역사적 고점인 온스 당 1265달러까지 상승한 이후 돌연 하락세로 전환했다. 최근의 금값 하락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그동안 금값 상승을 견인했던 유로존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불안감 증대가 또 다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금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달러화 가치하락 전망은 금값을 지지하는 분명한 요인이지만, 달러화를 대신할 기축통화가 출현하기 전까지 달러화 가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금값도 급격한 상승보다 점진적인 상승경로를 따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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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금 값 상승요인이었던 유로존 우려는 위기 극복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감안할 때 이전만큼 금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관점에서 금 값 상승전망은 유효하다. 다만 단기적 관점에서 바라본 하반기 금값은 온스당 1100~125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금 통장이나 금 펀드에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값 상승전망은 유효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금값이 온스 당 1200달러 이하로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성급히 매수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일정수준에서 지지여부를 확인한 후 투자해야 한다. 장기 투자자는 1100~1200달러 사이에서 분할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황준석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차장
"포트폴리오의 10~20%로 투자하라"

금값을 상승시킨 요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다. 이 용어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수요증가를 의미하는데, 미국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한 일련의 사태들이 전 세계 경제에 위험요소를 증가시켰으며 이로 인해 금값은 지속적으로 상승압력을 받아왔다.
이 외에 달러가치의 하락,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규모 확대를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의 다변화 차원에서 최근 금 보유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세계 6위의 금 보유국 위치에 올라섰을 정도다.
향후 금값 역시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유로존 재정 우려 및 이에 따른 세계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안전 자산 선호현상을 강화시키며 금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축통화로서의 확고한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달러화 가치의 하락 역시 금값 상승을 자극 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금 가격이 사상 최고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차익실현 욕구 역시 어느 때보다 팽배해진 상황이다. 따라서 세계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시점에서는 급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그런 시나리오의 하나로 미국 정책금리 인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암시를 줄 뿐 아니라 유동성 축소와 달러가치 상승을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정책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안전자산 선호 우위의 시장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다소간의 부침은 있겠지만 상승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금이 안전자산이지만 가격의 변동 폭은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즉, 시장위험이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따라서 금 투자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며 매입비용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적립식과 같은 투자방법이 바람직하다.
또한 금 가격과 주식간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편인데, 이는 주식과 함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매우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부분(10~20%)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Gold Riche)'를 비롯한 은행권의 골드뱅킹 상품을 활용한다면 소액으로도 쉽게 금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임상빈 기업은행 PB고객부 과장
"직접 투자는 관망하고, 적립식 투자는 계속하라"

지난해부터 금값이 온스 당 1000달러를 넘으면서 금 투자가 화두가 됐다. 2000년대 초반 200달러 정도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상승세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금값 강세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 달러강세를 위해선 금값을 억눌러야 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저금리 정책은 결국 금값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금값 상승의 첫번째 요인으로 미국의 통화 및 재정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깨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 보통 달러가 약세일 때 금이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또 국가 외환 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다. 미국 정책에 대한 신뢰성의 상실과도 일맥상통한다. 인도 정부에서도 금을 사들이고 있고, 중국에서도 금 투자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한국은 전체 외환보유액의 0.3% 수준으로 적은 편이다.
금값 상승에 힘입어 금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 각 은행 지점에는 금 투자에 대한 문의가 예년에 비해 부쩍 늘었다. 세미나에서 금 투자의 메리트를 얘기하면 고객들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금 투자에 대해 묻는다면 관망 시점이라고 하겠다. 금값보다 원화가 더 빠르게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을 대량으로 사고자 한다면 지금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다. 다만 서민들은 매월 조금씩 사들일 만하다. 5년 이상 긴 안목에서 금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자산가들의 경우 금값이 온스 당 1000달러대,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에서 안정을 보일 때 금 투자에 나선다면 적합할 것이다. 금융상품 이용자들은 무엇보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접 금 현물을 사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하고 부담해야 할 비용도 크다.
부가가치세, 거래 및 관리 비용, 분실 위험, 현금화의 어려움 등을 생각한다면 금융권 적립식 상품을 통해 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업은행의 상품 중 예를 든다면 'WIN CLASS 골드뱅킹(금적립계좌)'이 있다. 금 1g만 사면 계좌를 열 수 있고, 매달 1만원 단위로 적립할 수 있으므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쉬운 금 투자법이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중을 늘리며 보유하라"

올 상반기만해도 상승세를 지속하던 금값이 최근 하락하며,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금값 상승을 이끌었던 유로 캐리트레이드(유로화로 자금을 빌려 금에 투자하는 것)가 약화된 것이 금값 상승세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유럽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던 금을 매도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금 수입국인 인도의 금 수입량이 올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금 매도를 부추겼다. 이처럼 금시장이 혼조 양상을 보이자 금 투자를 모색하던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조정기는 오히려 금 투자의 적기가 될 수 있다. 아직 유럽 재정위기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확대될 전망이어서 금값은 조만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 수요도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금에 대한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가 장기적으로 현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각국 중앙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자산을 금과 같은 자산으로 대체하려는 성향이 매우 높다.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들의 금 매입 의지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국투자공사(CIC)는 올해 세계 최대 금 관련 상장지수 펀드를 통해 금 매입에 나섰고, 아부다비 투자청과 싱가포르 투자청 역시 금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며 지난 달 UBS가 전 세계 80개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및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22%가 앞으로 25년간 확보해야 할 주요 자산으로 금을 꼽았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분위기에 휩쓸려 보유 중인 금을 섣불리 매도하기 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을 보유하고 금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조성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투자하라"

올해 금의 강세 흐름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금값 상승 원인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증가한 점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올 들어 3월까지는 금값 상승률이 1.6%에 불과했으나,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한 4월 이후 상승률은 10%에 달한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즉 유로존 재정위기가 금값을 깨운 것이다.
금 투자 부분을 살펴보면 실제로 매수가 빠르게 증가했음을 보여주는데, 세계 최대 금 투자 ETF(상장지수펀드)인 'SPDR Gold Trust'는 올해 185t의 금을 매입해 올 상반기 금값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 국가들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긴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는 소득과 소비 감소로 연결돼 경기회복이 둔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나타나고 있지만, 유동성 회수 정책이 회생하는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출구전략 시행이 연기되고 있는 점도 금값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IMF는 재원 마련을 위해 190t의 금 매각을 발표했으며, 전체 금 수요 중 5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신구(Jewellery)는 온스당 1200달러에 달하는 가격 부담으로 수요 부진이 예상돼, 하반기 금값은 완만한 상승 흐름이 전망된다.
아직까지 금 투자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리스크 헤지를 통한 투자포트폴리오의 효율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일정비율의 금을 편입시키는 것이 적절하다.
금 투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는데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골드 바, 골드 메달과 같은 실물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비용(관세, 부가가치세, 보관료)이 발생하며 적은 자금으로는 투자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금융시장을 이용할 경우 이러한 단점을 커버하는 것이 가능한데, 순수하게 금 가격 추종을 원할 경우 금 ETF 또는 펀드를, 신규 투자자라면 원금 보장형 DLS(파생상품연 계증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금 선물을 이용한 다양한 전략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