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패키지 재테크/ 패키지 쇼핑 '함정 피해가기'
조그마한 옷 가게를 운영하는 김 사장. 그런데 불경기라 그런지 도통 장사가 되질 않는다. 물건은 자꾸만 쌓여 가는데 정작 손님들은 구경만 하고 꽁무니를 빼기 일쑤. '가격이 비싼가?' 김 사장은 고민한다.
“바지 사면 벨트 드립니다.”
“블라우스(1만5000원) + 치마(1만원)= 2만원”
안내문을 내걸자 그때서야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구경만 하던 손님들이 하나 둘씩 옷을 들고 계산대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안 팔리던 물건을 드디어 팔게 됐으니 이익이고, 손님들은 한 벌 가격으로 덤까지 챙기게 됐으니 이 또한 기분 좋은 쇼핑이다. 판매자에게도 소비자에게도 그야말로 ‘윈-윈’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보다 저렴하고 효과적인 쇼핑 시스템이 패키지 상품이지만, 문제는 제대로 따져보지 않으면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뭉칠수록 싸진다'는 당연한 믿음을 배반하는 판매자들의 눈속임에서부터 때로는 필요 없는 것까지 구매를 부추기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
제대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알뜰 소비의 지름길이 되어 줄 패키지 쇼핑, 그러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덫을 미리미리 피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비인기 상품 끼워팔기, '덤'이라고 다 좋은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 돈 주앙, 30% 티켓 할인” 뮤지컬 마니아인 박효원씨. 평소 보고 싶어하던 뮤지컬 티켓을 끊기 위해 티켓예매사이트를 찾은 그는 또 다시 지름신에 낚이고(?) 말았다. ‘30% 할인’에 귀가 솔깃해 패키지로 뮤지컬 티켓을 끊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티켓 두 장 값을 치르느라 계획보다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뮤지컬과 같은 문화 공연 패키지 티켓의 경우 여러 개의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 하지만 대부분의 패키지 티켓은 이처럼 인기 있는 작품에 비인기 작품을 끼워넣기 식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굳이 안 봐도 될 작품까지 소비를 부추기는 결과가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인기 상품에 비인기 상품 끼워팔기’.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이는 분야를 막론하고 패키지 상품을 구입할 때면 신중하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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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형 마트의 경우 전혀 상관없는 두 상품을 패키지로 엮어 판매한다든지, 이와 같은 패키지를 이용해 비인기 상품이나 고가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7000원하는 고추장 옆에 8000원 고급 고추장 + 쌈장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식이다. 이때 대부분의 주부들은 패키지 상품인 8000원 고급 고추장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온라인마켓의 경우에는 라면이라고 하더라도 ‘신라면 + 너구리라면 + 안성탕면’ 등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섞어서 판매하거나, ‘라면 + 음료 + 즉석식품’처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 구성의 종류나 개수를 옵션처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놓은 패키지 상품이 대부분.
예를 들어 ‘신라면 20봉 1만2900원’을 기본 가격으로 제시하고, ‘신라면 10봉 + 안성탕면 10봉(추가 500원)’ 등으로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이 경우 다양한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2가지 이상의 상품을 섞어서 구입할 경우에는 대부분 추가금액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꼭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식품의 경우 패키지 상품의 유통기한을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꼭 필요하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다 된 상품을 끼워팔기 제품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판매 상품뿐 아니라 덤 상품의 유통기한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뭉쳤는데 더 비싸다? 따져보고 구매하자!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러 대형 마트를 찾은 한 네티즌의 사연. 아니나 다를까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큼지막한 글씨로 쓰여진 ‘초특가’ ‘기획 상품’ 간판들을 보니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장을 보다 마트 입구에 진열된 가족들이 좋아하는 과자 한 뭉치를 집어 든다. “초특가 상품! OO초코볼*4개 기획상품 3570원” ‘초특가 판매’라는 간판 아래 4개들이 묶음으로 판매되는 가격도 꽤 저렴해 보인다.
장보기를 계속하던 당신은 과자 코너에서 같은 종류의 과자를 발견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마트 입구에 진열된 ‘초특가 기획상품 전’과 달리 낱개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 “
당연히 낱개로 사는 게 더 비싸지 않겠어?” 무심코 매대 앞을 지나가려는 찰나 당신의 눈에 들어 온 가격표. “OO초코볼 630원→610원 할인 판매.”
“그게 뭐?”라고 반응하는 당신이라면 알뜰 지수를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다. 따져보자. 4개에 3570원이면 개당 가격은 892원 꼴. 낱개 상품 610원이 4개면 2440원. “어라? 낱개보다 묶음이 더 비싸네?”
실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보면 이와 비슷한 사연이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올라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들이 실례로 든 제품 중에는 과자나 세제 등 생필품과 관련한 제품들이 유독 많다. 섬유유연제 리필 2개 묶음이 6800원(4200ml). 같은 제품의 단품 용기 가격은 4250원(3500ml). 100ml당 가격을 비교해 보면 2개 묶음은 162원, 단품 용기는 138원으로 더 싸다는 제보가 줄을 잇는다.
대부분의 상품이 묶음 형태로 판매가 되는 온라인 마켓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신라면 30봉에 1만6100원(개당 537원), 40봉에 2만4100원(개당 602원)으로 오히려 30봉 패키지가 훨씬 싼 것이다.
옥션 홍보팀 홍윤희 부장은 “같은 판매자의 상품이라도 특정 상품에 이벤트가 걸리면서 추가할인이 적용되면, 용량과 관계없이 개당 가격이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개당 가격을 잘 따져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습관이 알뜰 소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