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기업-가구 업체의 이상한 상생

[기자수첩]대기업-가구 업체의 이상한 상생

김정태 기자
2010.09.01 17:14

"이럴 거면 품평회는 뭐 때문에 했나요?"(탈락 가구업체 관계자)

가구 업계에선 최근 이뤄졌던 A그룹의 100억원 규모 납품건을 두고 아직도 말들이 많다. 입찰과정에서 이뤄진 품평회 결과와 실제 수주한 업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A그룹이 본사 사옥을 리모델링하면서 전면 교체키로 한 10개 계열사의 사무용 가구에 대한 입찰이 지난 5월 시작됐다. 몇 년사이 가장 큰 입찰 건이었기 때문에 가구 업계에선 때아닌 특수에 들떴다.입찰은 A그룹의 가구 구매를 대행하는 업체가 진행했고 선정 절차는 품평회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

이 때문에 외국 업체까지 뛰어들 정도로 수주전은 치열했다. 품평회 결과 직원용에선퍼시스(35,900원 ▼200 -0.55%)코아스웰(1,446원 ▼162 -10.07%)이, 중역용에는리바트(7,980원 ▲130 +1.66%)와 퍼시스가 각각 제일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곧 선정 업체가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결과는 쉽사리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 결과 품평회 당시 직원용 사무가구에서 2위를 차지했던 코아스웰이 1위인 퍼시스를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작 코아스웰 측은 이 사실을 한동안 극구 부인했다. 대규모 수주가 이뤄지면 홍보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업체는 오히려 수주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모습이 의아스러웠다.

최근에서야 코아스웰은 납품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맞지만 정식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라는 이상한 설명을 내놨다. 또 단일 수주 건이 아닌 분할 납품이기 때문에 공시 의무는 없다고도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또 있다. 코아스웰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퍼시스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이 업체는 A그룹의 중역용 가구를 발주 받아 납품하기 시작했다. 경쟁을 통해 공정하게 가려져야 할 입찰이 과정은 무시된 채 깔끔한 모양새를 갖추지 못하고 유야무야 처리된 셈이다.

또 비록 공시 의무 대상건이 아니더라도 '업계의 이슈'였던 만큼 코아스웰이나 퍼시스 모두 상장사로서 주주들에게 정확한 사실 관계를 제대로 알려주는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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