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or 역전홈런' 위한 투자전략

'세이브 or 역전홈런' 위한 투자전략

배현정 기자
2010.09.14 09:39

[머니위크 커버]재테크 가을 승부수/ 2010년 풍성함 안겨줄 상품은?

9회 말. 경기장에는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상대편인 쿠바는 7회 말 공격에서 2사 후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추격하고 9회 말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쿠바를 위한 드라마는 없었다. 한국의 마무리 투수로 나온 정대현 선수가 1사 만루의 위기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승리를 확정지은 것이다.

올림픽 역사상 '야구 첫 금메달'이라는 벅찬 신화를 썼던 2008년 한국 대 쿠바의 결승전 경기 때의 얘기다.

이와 같이 팀의 승리를 지키고 경기의 끝을 장식해야 하는 마무리투수는 혹독한 부담감을 지고 경기장에 나서게 된다. 보통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는 결정적인 상황일 때가 많고, 관중들의 응원도 최고조에 이른다. 마무리 투수가 자칫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내지 않으면 경기는 천국과 지옥행의 운명이 엇갈릴 수도 있다.

마무리가 중요한 건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손실과 수익을 확정 짓는 것은 어떻게 투자를 마무리하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가위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아침저녁으로 스치는 공기도 달라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재테크도 마무리 승부수를 고민해야 할 때다.

2010년의 끝이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하반기 투자를 풍성하게 마무리해줄 금융상품을 살펴봤다. 올 한해의 투자 성패를 결정 지을 '재테크 마무리 한방'은 무엇으로 날릴까?

◆ 재테크 마무리 투수의 3대 조건

경기에 앞서 탁월한 성과를 내줄 선수를 선발하려면, 좋은 마무리 투수의 조건이 무엇인가를 아는 게 우선이다. 이에 대해 해태와 일본 주니치 시절 마무리로 명성을 날렸던 삼성 선동열 감독은 마무리 투수의 4대 요건으로 ▲자신의 볼에 대한 믿음 ▲제구력 ▲타자를 압도할 직구 ▲직구의 위력을 배가시켜줄 변화구 등을 꼽았다.

이를 재테크 마무리 투수에도 적용해봤다. 불투명한 경제 현실에도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을 기본으로 ① 빠르고 위력적인 직구 ② 변화무쌍한 시장을 넘나드는 변화구 ③ 자신이 원하는 곳에 마음먹은 대로 투자를 조율할 수 있는 제구력(制球力) 등 '재테크 마무리 3대 기준'에 적합한 금융상품들을 살펴봤다.

① 직구 - 돌파력 강한 국내 주식형펀드와 스팩

야구에서 마무리는 빠르고 파워 넘치는 직구를 던질 수 있어야 유리하다. 모든 투자자들의 궁긍적 목표인 고수익을 위해서도 다소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힘 있는 직구'에 어울리는 투자 상품은 직접 투자를 제외한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가 으뜸으로 꼽힌다. 현재 우리 증시는 연내 코스피지수 1900, 2000돌파라는 전망이 무성하게 나올 정도로 상향 추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단 '실적장'이므로 지수만큼 수익이 올라가는 인덱스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담은 펀드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연내 증시의 상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성그룹주펀드나 업종대표주 펀드 위주로 투자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부장 또한 "연말에 증시가 좋아지는 특성을 감안할 때 지금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며 "리스크가 따르지만 성장성이 살아있는 삼성그룹주펀드, 3대그룹주펀드, 최근에 조정을 많이 받았던 IT·자동차쪽이 많이 포함된 펀드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도 올 하반기 초과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2년3개월 만에 1800을 넘어선 주가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도 고려해볼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임상빈 기업은행 PB고객부 과장은 "연내 주가의 상승보다 하락가능성이 높다고 여기면서도 주식을 바라보겠다면 대안이 '스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팩은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투자자로부터 공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설립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 따라서 스팩에 투자하는 것은 향후 M&A 성사 가능성에 투자하는 셈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스펙이 '날개'를 달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2010세제개편안'을 통해 스팩이 설립된 지 1년이 되지 않아도 합병 시 과세이연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과세 특례조항을 신설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임상빈 과장은 "세제 개편으로 인해 설립한 지 얼마 안된 새내기 펀드도 곧바로 M&A 발표할 수 있게 됐다"며 "머지않아 어디든 이벤트(M&A)를 터트리면 분위기를 타고 스팩 시장이 뜰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팩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하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일반 주식과 달리 합병실패로 청산을 하게 되면 원금과 이자를 분배해 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예치율을 100%로 끌어올린 상품이 늘어, 목표로 하던 합병이 이뤄지지 않아도 원금에 이자까지 챙길 수 있다. 임상빈 과장은 "스팩에 투자할 때는 주당 신탁금액을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모가액과 현재가를 비교해 저평가돼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② 변화구 - 유연하게 변동장세를 뛰어넘는 ELF·외화연금보험

변화구는 투수가 타자의 타이밍(timing)이나 스윙(swing)을 교란하기 위해 공의 속도와 궤적을 바꾸어 던지는 것을 말한다. 재테크에서도 때로는 정면 승부보다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이러한 변동성 장세에 어울리는 투자 상품으로 전문가들은 ELF(주가연계펀드)와 외화연금보험을 선택해볼 만하다고 권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주가가 상반기보다는 상단이 올라간 형국이지만, 시장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며 "주가가 횡보를 거듭하되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 ELF 투자를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LF 등 주가연계상품은 이른바 '변동성을 먹고(?) 사는 투자 상품'. 시장에 변동성이 커서 기준으로 내건 조건을 달성 못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록 좋은 수익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이 지나치게 요동칠 때는 제시되는 수익률은 높으나 달성 가능성이 적어 들어가기 어렵고, 시장이 안정적일 때는 제시되는 수익률이 낮아 매력이 떨어진다. 이에 지금처럼 시장이 변동장세이지만 큰 폭의 하락우려는 적을 때가 가장 유리한 투자시기로 꼽힌다.

이관석 팀장은 "하반기 주가가 1650-1850선을 오르내릴 것"이라며 "찔끔찔금 오르내리는 주가가 성에 안 찬다면, 리스크는 따르지만 두 자릿수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는 ELF 투자를 검토해보라"고 말했다.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을 위한 틈새상품으로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외화연금보험'을 추천했다. 환율의 추이에 따라 보유 또는 해지를 선택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일 팀장은 "외화보험은 현재 3%후반으로 은행의 외화정기예금 금리인 연 2~3%보다 높다"며 또한 "중도 해지하더라도 가입할 당시보다 환율이 올라있으면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만일 환율이 가입 시점보다 떨어진다면 만기 보유하는 전략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10년 투자 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③ 제구력 - 마음먹은 대로 투자를 조율하는 랩· 고배당주 랩

자신이 원하는 곳에 마음먹은 구질로 투구할 수 있는 능력은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시장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는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Wrap Account)'가 우선적으로 추천됐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요즘 불안한 시장에 투자하기 꺼려지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대상이 3개월 만기 단기예금과 RP(환매조건부 채권)"라며 "불안하다고 자금을 단기로만 운용하기보다는 종합 자산 서비스를 해주는 랩어카운트를 활용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랩어카운트란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가 합쳐진 말. 고객이 돈을 맡기면 알아서 주식, 채권, 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에서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이른다. 오성진 센터장은 "랩어카운트가 종목 몇 개만 사서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주식에서 채권에 이르기까지 시장상황에 따르게 유연하게 종합서비스를 해주는 투자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찬바람이 불면 많은 투자자들이 떠올리는 투자 상품인 '배당주'도 고려해볼만하다. 고배당주를 적기에 매수하면 단기 투자로 배당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대개 12월에 결산하는 배당주는 9월부터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만 예상되는 평균 배당수익률이 2%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흠"이라며 "예상 수익률 4~5%대의 고(高)배당주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직접 고배당 종목을 고르기 어렵다면 고배당주들을 중심으로 엮은 랩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긍호 부장은 "최근 출시된 '한국투자 고배당주랩'은 KT&G, SKT, LS전선, 파라다이스 등 고배당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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