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하이브 간접 투자로 수천억 수익…책임원칙 다했는지는 의문

국민연금, 하이브 간접 투자로 수천억 수익…책임원칙 다했는지는 의문

김지훈 기자
2026.04.22 16:37
하이브 5% 이상 주주 명단/그래픽=김지영
하이브 5% 이상 주주 명단/그래픽=김지영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4일 전북농협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4. yns4656@newsis.com /사진=윤난슬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4일 전북농협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4. [email protected] /사진=윤난슬

국민연금이 하이브(250,000원 ▲1,000 +0.4%)의 초기 주주였던 사모펀드에 간접 투자해 상장 이후 수천억원의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하이브 지분율도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BTS(방탄소년단) 소속 기획사인 하이브는 부정거래를 이유로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 전후 자금 흐름 내막이 공론화되고 있는 상장사다.

수사기관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제기한 의혹이 맞는다면 국민연금도 오너 리스크, 내부 부정행위 등에 대한 감시 등 수탁자 책임 원칙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문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투자 판단에 있어 중요 요소라고 내세워 왔기 때문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016년 결성한 SS1호 펀드의 앵커LP(주요 출자자)로 2500억원을 출자했다. SS1호는 총 6032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한국교직원공제회·대한지방행정공제회·고용노동부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이 펀드는 2018년10월 1038억원을 투입해 하이브 구주를 매입했고, 상장(2020년 10월 15일) 이후인 2023년 6월까지 전량 매각해 9416억원을 회수했다. 이에 따른 차익은 약 8378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SS1호의 총 모집액(6032억원) 대비 하이브 출자액(1038억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은 하이브 IPO(기업공개)와 관련해 430억원을 투입해 3900억원을 회수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1일 방 의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하이브 임원이 관여한 사모펀드 특수목적법인(SPC) 메인스톤 유한회사에 지분을 넘기게 한 뒤 상장 후 차익 약 30%를 받아 약 19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메인스톤은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와 뉴메인에쿼티가 공동 운용한 펀드로 2019년 11월 조성됐다. 방 의장은 이 펀드와 투자이익 약 30%를 받는 언아웃(earn-out·성과 연동 지급) 계약을 맺었다. 언아웃 계약 체결 여부는 당시에 법적으로 공개가 의무화돼 있지 않았다. 하이브는 언아웃 계약 체결 여부를 공시하지 않았고 사모펀드 보유 지분은 보호예수 대상에서 누락되면서 상장 직후 사모펀드가 보유했던 빅히트 주식이 매물로 쏟아졌다.

[서울=뉴시스]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개회식에 참석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방탄소년단(BTS) RM이 하이브 홍보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 하이브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이재훈
[서울=뉴시스]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개회식에 참석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방탄소년단(BTS) RM이 하이브 홍보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 하이브 제공) 2025.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이재훈

국민연금이 앵커LP로 참여한 스틱 SS1호도 방 의장과 동일한 구조의 언아웃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틱과의 계약은 하이브 내부자 관여가 없다는 이유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이번 수사는 증선위가 지난해 7월 방 의장과 이스톤PE·뉴메인에쿼티 관계자 등을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하이브에 대한 지분율이 8.63%로 방 의장(30.86%), 넷마블(9.23%)에 이은 3대 주주다. 2024년 7.54%에서 높아졌다. 2021년 5% 이상 보유 주주(5.11%)로 처음 신고한 뒤 지분율을 높여 왔다.

하이브는 지난해 고발을 당한 뒤 "상장 과정과 관련된 소식들로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방 의장은 조사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으로 안다고 소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언아웃 조항 인지 여부 등에 대한 질의에 "개별투자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답했다. 공개 가능 범위에 대해서는 "기금운용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주거나 금융시장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제한할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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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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