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제 경제 최대 이슈는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비롯된 글로벌 환율 변동성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결단이 미국 증시에 실제로 준 영향은 이상하리만큼 작았다. 실제 미 증시를 움직인 원동력도 소폭 개선된 국내 경기지표였다. 국제 경제의 이목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집중됐지만 미 증시 투자자들에게 '일본 이슈'는 철저하게 외면된 셈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일본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달러 대비 엔화 환율 변동폭이 생각보다 작았을 뿐 아니라 아시아 외환시장에 준 파급효과 또한 미미했기 때문이다.
83엔선을 유지하던 엔/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개입이 선언된 15일 85엔대로 대폭 올라선 뒤 이틀 연속 별다른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원화를 비롯한 태국 바트, 대만 달러 모두 박스권 움직임에 갇혀있는 상태다.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컸지만 실제 외환시장 파급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개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도 없었을 뿐더러 일본 내부에서도 개입을 장기간 끌고나갈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을 앞둔 미 증시에서 '일본 이슈'는 실제 지수 추동력을 갖춘 재료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제 시장에서는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빌미로 미국이 양적환화를 통한 경기부양 속도를 올릴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한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미국의 양적완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내심 추가적 경기부양을 원하는 오바마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어느 시점에 양적완화를 발표할지를 두고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막대한 재정적자에 직면한 미국이 다시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만만찮은 비난 여론에 직면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터져나온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은 미국으로서는 울고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다. 아직 일본의 결단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이 생각만큼 크지는 않지만 일본이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은 '강달러 공포증'에 시달리는 미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케 하기 충분하다.
일본이 당초 예상과 달리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적으로 끌고나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양적완화 발표에 명분을 더해주고 있다. 로이터와 지지통신 등 주요 언론은 일본은행(BOJ)이 17일 일본 정부의 지시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시장에 방출된 엔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방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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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7일 미 증시 장중 행정부 주요 인사의 추가 양적완화 관련 발언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추가 양적완화 관련 분석은 지속적으로 터져나올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날 증시는 상승 추동력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추가적 양적완화는 미 경제 최대 화두다. 지난 1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르면 11월 1조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재개할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잰 해치우스의 한마디에 증시와 국채시장이 요동친 점에서도 이는 증명된다.
더욱이 이날 발표되는 8월 물가지표도 고만고만한 움직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 미 양적완화 전망이 가지게 될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장 전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할 전망인데 이는 7월 발표치와 같은 수준이다. 8월 핵심 CPI 역시 7월과 같은 0.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