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내년 펀드시장에선 뭐가 뜰까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을 맞으면서 내년 증시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환매에 시달리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했던 펀드시장의 방향에 시선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2011년 펀드시장은 원기를 어느 정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줄줄이 반토막난 '펀드쇼크'가 증시 회복으로 상당부분 진정돼 환매가 일단락됐고, 불씨가 남은 유동성과 경기 회복 속도가 가시화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자금이 다시 펀드로 옮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매 진정, 눈치보는 자금
전문가들은 2011년에는 환매 이후 갈 곳 없이 대기 중인 자금이 다시 펀드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형펀드의 경우 환매 대기자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쌓여 있지만 증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어 환매가 자제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환매한 자금도 단기 금융자금으로 묶여 있는 만큼 주식시장 흐름이 좋아지면 증시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1900~2000선까지 대기 중인 환매자금은 12조원에 달한다. 지수가 오르면 오를 수록 빠져나가고 싶은 욕구는 지뢰처럼 널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빠져나가는 자금도 자금이지만, 신규로 들어오는 자금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신규자금은 5248억원이었지만, 11월 마지막주에는 9035억원이 주간 단위로 들어왔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도 불구하고 1900선 안착을 보여준 11월 마지막주에도 90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이 유입돼 증시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오 센터장은 "주가지수가 높아질 수록 금융위기 이전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욕구는 커지겠지만 향후 증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신규자금이 유입되는 추세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유동성과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면서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국내증시가 상승분위기를 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펀드에 쏠리는 눈도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내년 펀드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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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펀드환매는 계속되지만 신규 유입 자금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미 환매가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철성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문 대표도 "올해 증시가 전고점을 여러 차례 돌파하면서 코스피 1600~1800대에서 이미 많은 환매 욕구가 충족됐다"며 "현재 시장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자금들이 많아 내년에는 펀드로 자금의 순유입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내년에는 과거 단기 수익 극대화 차원의 펀드 투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위험선호도와 분산 투자를 통한 장기 투자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펀드 시장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마련될 것"이라며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펀드가 유망할까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팀장은 "2011년에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 밸류에이션 상승의 강력한 조합이 증시를 둘러싼 우려를 상당부분 지우고 글로벌 증시의 디스카운트를 점차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시장의 자산은 약세장으로 진입한 채권에서 저평가된 주식으로, 탄탄한 성장 펀더멘탈이 유지되는 이머징마켓으로, 약달러와 수요회복세로 상품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면 선진시장보다는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시장이 매력 있다. 이 팀장은 "유동성 장세 수혜를 받는 가운데 경기회복과 연관 깊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펀드가 유망할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 러시아, 브라질에 투자하는 펀드와 경기회복과 약달러 현상 심화에 따라 금과 유가에 기반을 둔 상품펀드가 유망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내펀드 비중을 높일 필요도 있다. 국내증시가 글로벌증시에 동조하기는 하지만, 내년에는 해외펀드 비과세 종료와 해외증시 변수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 높은 환율 변동성을 감안할 때 순발력 있는 대응이 요구된다. 해외펀드보다는 여전히 주요 기업의 실적 증가세가 전망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국내 주식형펀드가 유망하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다.
시기별로는 상반기에는 정부의 연간 정책 발표에 따른 테마형성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소형주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선물·옵션 등 지수 연계 부담이 적고 올 하반기 들어 외국인과 기관 매수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는 중소형주펀드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하반기는 경기회복 사이클 전환과 대형 이벤트인 MSCI지수 편입 가능성 등이 대두되면서 대형성장주펀드와 그룹주펀드도 대두될 공산이 크다. 기본적인 펀드 전략으로는 상반기 선취매 또는 조정 시마다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펀드는 중국에 대한 비중 확대전략도 고려대상이다. 중국의 내수 전환정책과 위안화 절상효과를 내포한 중국본토펀드 위주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러시아펀드도 FTA 가입과 국영기업 매각 등으로 신뢰도가 개선되고 있는 등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되는 가운데 약달러로 원자재가격 상승이 감지된다는 점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헷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금펀드와 국제 유가에 투자하는 펀드도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다.
신한투자 이 팀장은 "상품펀드는 변동성이 높은 지수나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형보다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할 수 있는 주식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